서울아트시네마 개관 9주년 기념 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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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개관한 서울아트시네마가 2011년 5월에 개관 9주년을 맞이합니다. 그동안 서울아트시네마는 시대와 유행에 상관없이 영화 팬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고전영화와 예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적절한 상영 기회를 얻지 못한 현대영화를 꾸준히 소개해 오며 시네필들의 장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신작영화가 쏟아지고 마음막 먹으면 손쉽게 영화를 다운 받을 수 있는 시대이지만 영화사의 고전과 현대의 예술영화를 극장에서 감상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온전한 영화 보기의 즐거움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21세기의 가장 새롭고 중요한 영화들을 감상할 기회를 놓치고 있습니다.

개관 10주년을 한 해 앞둔 올해 ‘서울아트시네마 개관 9주년 기념 영화제’에서는 상업성이 적다는 이유로 국내에 수입되지 못한 최신작을 소개합니다. 바벳 슈로더의 무시무시한 다큐멘터리 <공포의 변호사>(2007), 젊은 작가 스티브 맥퀸의 정치 영화 <헝거>(2008), 이탈리아 영화의 부흥을 알린 파올로 소렌티노의 <일 디보>(2008), 여전한 정치 의식과 노작가의 따뜻한 감성이 돋보이는 코스타 가브라스의 <낙원은 서쪽이다>(2009), 2009년 ‘카이에 뒤 시네마’ 선정 베스트 영화 10위에 오른 브루노 뒤몽의 <하데비치>(2009), 엄격한 형식미가 돋보이는 페트로 코스타의 <아무 것도 바꾸지 마라>(2009), 아이들의 상상력이 빛을 발하는 스파이크 존즈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2009), 그리고 100세가 넘은 지금도 왕성한 창작욕을 뽐내고 있는 마뇰 드 올리베이라의 <앙젤리카의 이상한 사례>(2010)가 바로 그것. 이번 특별전은 21세기에 문을 연 서울아트시네마와 함께 동시대를 살았던 영화들을 소개하는 행사이자, 왜 동시대의 영화들이 극장을 통해 안정적으로 상영되지 못하는가를 생각해보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한편 이 기간 중에는 4월 9일 세상을 떠난 시드니 루멧 감독을 추모하는 의미에서 특별 상영이 마련됩니다. 배우이자 작가인 아버지, 댄서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시드니 루멧이 처음 관심을 보인 영역은 연기였습니다. 군 제대 후 연기 공부를 하던 그는 연출이 적성에 더 맞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방송국에 입사해 TV드라마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대표작인 <12인의 성난 사람들>(1957)도 원래는 TV용으로 제작됐지만 헨리 폰다가 출연하게 되면서 영화 데뷔작이 된 경우입니다. 시드니 루멧은 작가로서 자의식을 드러내는 대신 대중이 좋아할만한 영화를 만드는데 주력한 감독으로 유명합니다. 다만 사회성 짙은 드라마를 좋아했던 그는 <전당포>(1964) <형사 서피코>(1973) <뜨거운 오후>(1975) <네트워크>(1976) 등의 영화를 통해 전성기를 구가했습니다. 1980년대 이후에도 꾸준히 영화를 발표했지만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작품은 <폴 뉴먼의 심판>(1982)과 <허공에의 질주>(1988)가 전부입니다. 하지만 유작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2007)는 87세의 나이가 무색하리만치 통찰력 있는 시선과 인상적인 연출을 선보이며 호평을 얻기도 했습니다.

데뷔작 <12인의 성난 사람들>부터 유작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까지, 50년 동안 43편의 장편 극영화를 연출한 시드니 루멧 감독은 떠났지만 그의 대표작은 여전히 남아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비록 이번 특별전에서는 <뱀가죽 옷을 입은 사나이>(1959)와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 2편만 상영이 되지만 미국 사회의 병폐를 주제로 삼되 대중적인 화법으로 영화를 만들었던 시드니 루멧의 진가를 확인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영화를 보존하고 상영하는 시네마테크는 그래서 중요한 공간입니다. 시드니 루멧의 영화를 볼 수 있는 극장은 이제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시네마테크를 아끼고 사랑하는 여러분들, 서울아트시네마의 개관 9주년을 축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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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트시네마 개관 9주년 기념영화제
(2011.5.1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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