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Alone)


사용자 삽입 이미지<셔터>(2004)로 태국 공포영화를 대표하는 차세대 감독으로 우뚝 선 팍품 웡품, 반종 피산타나쿤 감독의 <샴>은 몸의 일부가 붙은 일란성 샴쌍둥이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기형적인 신체 특성상 원치 않게 사생활을 공유해야 하고 여기서 야기된 갈등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는 샴쌍둥이의 태생적 비극. <샴>은 이를 공포로 승화시켰다. 그간 공포영화에서 보지 못했던 소재로 공포를 선사한다는 점에서 신선한 구성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샴>은 샴쌍둥이의 육체를 단순한 볼거리로 전락시키지 않는다는 점에서 뛰어나다. 태국은 샴쌍둥이가 처음 발견된 곳이기도 하거니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수의 샴쌍둥이가 태어나는 나라라 이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이 이를 가능케 했다.

그래서 <샴>은 몸은 하나지만 마음은 둘로 나뉘는 샴쌍둥이의 심리적 고통과 아픔을 공포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신체보다 정서적인 면에 초점을 맞춰 이들이 겪는 고통과 두려움을 최대한 정확하게 묘사하는 데 공을 들이는 것. 평생을 함께해오다 어느 순간 타의에 의해 혼자가 됐을 때 느끼는 감정은 샴쌍둥이에게는 공포로, 관객에게는 슬픔으로 다가온다. 바로 그 점이 이 영화의 공포를 독특하게 만든다.

한국 관객에게 <샴>이 익숙하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여러 설정에서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이다. 두 자매의 이야기일 뿐 아니라 꽃무늬 벽지를 두른 낡은 저택이 등장하는데다가 영화의 시작은 한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을 정도. 반전에 대한 강박관념을 벗지 못한 것은 아쉽다. 공포로 흘러가던 이야기가 본의 아니게 사이코드라마로 장르 전환을 하고 슬픔을 근간으로 유지되던 공포가 폭력 신에 자리를 내주면서 <샴>을 지탱하던 균형이 일순간 무너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전의 70분만으로도 <샴>은 충분히 가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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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2.0 334호
(2007.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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