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민촌에 외계인이 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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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은 전통적으로 대박영화 등살에 조용히 짱박혀 지내던 재야의 영화들이 창고대방출을 통해 심심찮게 인생역전을 이루는 시즌으로 인식돼왔다. 올해 역시 다르지 않아서 바다 건너 아메리카국에서는 <디스트릭트9>라는 듣보잡 영화가 뿅~ 박스오피스 대박을 치며 일대 파란을 몰고왔더랬다. 대체 뭔 영화기에?


외계인아 지켜 주지 못해 미안해

<디스트릭트9>(10/15 개봉)은 피터 잭슨을 스승으로 모시고 있는 닐 블롬캠프라는 애송이가 게임 원작영화 <헤일로>를 준비하다 여의치 않자 자신의 고향 남아공 요하네스버그를 배경으로 한 SF영화로 급선회, 전화위복을 이룬 경우다.

남아공이 어떤 곳인가. 화해를 화장빨삼아 뒤로는 인종차별이 횡행하며 흑과 백이 책상에 줄 그어 넣고 끼리끼리 라이프를 사는 나라다. 닐 블롬캠프는 이를 외계인과 인간의 관계로 개비해 <디스트릭트9>을 완성했다. 그니까 겉보기에 시커멓게 보이는 외계인이 혐오스럽다는 이유로 인간에게 멸시 당하고 착취당하는 과정을 통해 남아공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을 SF영화의 틀 속으로 확장한 것. 그래서 힘없고 빽없고 당연히 돈도 없는 외계인들이 사는 곳은,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빈민촌 꼬마아이도 더럽다고 울고 갈만한 판자촌. ‘진짜루’ 쓰레기를 주어 하루를 연명하는 우리의 불쌍한 외계인들은 그것도 모자라 생체실험 차출에, 노동력 착취까지. 아~ 외계인 지못미.

말 안 되는 얘기 같지만 감독은 말 되게 하려는 의도 하 가정용 홈비디오 특유의 자글자글한 화질로 촬영에 임했다. 중간 중간 이야기가 산으로 간다 싶으면 인터뷰 화면도 넣고 바다로 간다싶으면 뉴스 장면도 낑궈넣은 <디스트릭트9>은 남아공을 넘어 제3세계 어느 아프리카국의 내전을 실시간중계로 보는 것만큼이나 CNN스럽다. 물론 이런 類의 영화는 <클로버필드>가 싹을 피웠지만 <디스트릭트9>이야말로 활짝 꽃을 피운 경우라 하겠다.


웃음 주는 대통령이라면 괜찮아

<디스트릭트9>이 돌풍을 이루고 있는 사이 한국서도 조용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관객의 기대를 간질이는 영화가 등장했다. 장진의 <굿모닝 프레지던트>(10/22)와 허진호의 <호우시절>(10/8)이 그것.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올해 부산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며, 한중합작영화 <호우시절>은 간지男 정우성이 중국女 고원원과 호흡을 맞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을 모았더랬다. 특히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장동건이 그 멋진 몽타를 앞세워 대통령 역을 맡았다는 점과, 이에 더해 지구상에 하나뿐인 유머를 구사하는 장진과 합체했다는 사실에 힘입어 <디스트릭트9>의 대항마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형국인 것이다. 듣는 <호우시절>은 약간 섭섭하겠지만서리 <디스트릭트9>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지만 허진호 감독의 팬이라면 필견의 영화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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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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