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애플렉, 제2의 클린트 이스트우드

벤 애플렉

DC 원작 영화 <저스티스 리그>의 총괄 프로듀서로 ‘벤 애플렉’이 발탁되었다. 벤 애플렉은 이미 <배트맨> 솔로 무비의 각본, 감독, 주연으로 참여 중이다. DC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얘기다. 그가 배우로만 활동하던 10년 전에는 전혀 상상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벤 애플렉은 할리우드에서 가장 극적인 위상 변화를 겪은 영화인이다. <가라, 아이야, 가라>(2007)로 장편 연출 데뷔를 하기까지, 배우 경력은 끝장날 것처럼 보였다. 절친 맷 데이먼과 함께 각본을 쓰고 출연한 <굿 윌 헌팅>(1997) 당시만 하더라도 촉망받는 배우였다. 하지만 <진주만>(2001) <데어데블>(2003) 등과 같은 멍청한 블록버스터에서 재능을 낭비하며 망신만 당하던 그였다.

맷 데이먼과는 전혀 다른 행보로 대중들이 갖은 비아냥을 퍼붓는 동안 벤 애플렉은 칼을 갈았다. <굿 윌 헌팅>에서 증명된바, 그는 좋은 스토리텔러였다. 연출에도 관심이 있었다. 그 자신이 쓰레기 같은 영화들을 겪으면서 어떻게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지 감을 잡았다. 마침 적당한 프로젝트가 그의 손에 들어왔다. 사립탐정 켄지&제나로 시리즈로 유명한 데니스 루헤인의 소설 <가라, 아이야, 가라>이었다.

보스턴을 배경으로 실종된 아이를 찾아 나서는 켄지와 제나로의 활약을 그린 이 작품은 이후 ‘감독’ 벤 애플렉의 스타일을 규정한 원형과 같았다. 범죄가 일상처럼 벌어지는 보스턴은 생기라고는 찾을 수 없었다. 그곳에서 평생을 지낸 켄지와 제나로는 우울증 환자마냥 웃을 줄을 모른다. 벤 애플렉은 이야기는 빈약하고 이미지는 과시적인 블록버스터와 다르게 기교 없이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분위기를 조성하며 고전적인 연출로 <가라, 아이야, 가라>를 만들었다.

언론은 <가라, 아이야, 가라>에 대해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미스틱 리버>(2003)를 보는 것 같다’며 극찬했다. 벤 애플렉의 두 번째 연출작 <타운>(2010)은 <가라, 아이야, 가라>의 성과가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한 수작이었다. 현대의 보스턴을 넘어 1979년의 이란 테헤란으로 스케일을 넓힌 <아르고>(2012)로 아카데미에서 감독상까지 받았다. 벤 애플렉은 제2의 클린트 이스트우드였다.

이제 밴 애플렉은 <저스티스리그>를 총괄한다. 벤 애플렉의 감독 겸임으로의 전환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였다. 그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밀려 체면을 구긴 DC를 수렁에서 건질 구원자로 적역이다. 벤 애플렉은 할리우드의 슈퍼히어로가 되었다 .

 

W
2016년 6월호

2 thoughts on “벤 애플렉, 제2의 클린트 이스트우드”

  1. 벤 애플렉은 특히 아르고를 통해 작품상을 수상하면서 평론가님 말씀대로 가라아기야 가라, 더타운, 아르고까지 명예회복을 이루었네요. 연기하면서 진짜 발휘하지 못한 재능을요. 나를 찾아줘에서도 당하고 해명하는 연기 등 애플렉의 사생활과 비교해봐도 참 재밌는 점인것 같아요.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도 엄청난 싱크로율(또는 만찢남)을 보여주면서 연기까지 발전한 배우인것 같네요.
    물론 조지 클루니 등도 있지만 현재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대체할 포스트 클린트 이스트우드로서 애플렉만한 존재가 없는 것 같네요.

    1. 예, 개인적으로 브루스 웨인을 연기한 배우 중 벤 애플렉이 가장 근사하더라고요. 배트맨 솔로 무비에서 활약하는 벤 애플렉을 보고 싶네요. ^^ 조지 클루니도 좋은 감독이지만, 얘는 작품 완성도 편차가 좀 있어 보여서 아무래도 벤 애플렉이 감독으로서는 더 뛰어나 보이네요 ^^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