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스틴 블럭>(16 Blocks)


<리썰 웨폰>과 <다이 하드>의 두 갑빠가 만났다! 액숑무비 연출의 어르신 리차드 도너와 마초의 큰성아 브루스 윌리스가 바로 그들.  

아마 그런 전력땜시롱 화끈뻑쩍지근한 액숑을 기대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라 짐작되는데.. 가는 세월 그 누가 막을 수 있을랴~ 알랑가 몰겠지만 브루스 윌리스 성아의 연세가 벌써 액숑배우로서 무기 징역에 가까운 오십 줄. 그래서 <식스틴 블럭>은 액숑 하나로 정면 돌파하는 영화가 아님이다. 대신 연륜으로 밀어붙이는 작품 되겠다.

왕년에 뉴욕을 주름살 잡았던 짭새 잭 모슬리(브루스 윌리스 분). 지금은 술에 쩔어사는 구제불능 늙다리다. 그에게 간단한 임무가 떨어진다. 죄수 에디 벙커(모스 데프 분)를 열여섯 블럭 떨어진 법원까정 이송하라는 것. 남은 시간은 고작 118분. 근데 이송중 이들을 가로막는 천하의 나쁜놈덜이 나타나니…

당 영화의 특징은 2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과 뉴욕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는 것. 그래서 영화는 차이나타운처럼 따닥따닥 밀착한 건물 미로 속을 전전긍긍하며 아기자기한 상황을 연출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그 뿐 아니라, 이에 더해 남은 시간을 찔끔찔끔 흘림으로써 더욱 쪼여드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그 결과, 이 두 가지 상황이 합해져 당 영화는 똥꼬 벌렁벌렁까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벌렁할 정도의 긴박감을 조성하는 데는 나름 성공하고 있다.

이처럼 당 영화의 검소하지만 닫힌 스케일이 의미를 갖는 건 이제는 머리 훌렁 벗겨지고 배 출렁거리는 잭의 활동반경상, 무엇보다 그의 캐릭터를 드러내는데 적합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당 영화가 계속해서 좁아터진 공간 속으로 들어가는 건 퇴물경찰이 된 잭을 통해 삶의 애환과 후회가 섞어찌개된 씁쓸한 감정을 드러내고자 하는 설정에 어울리는 탓.

하지만비유띄벗뜨! 근데 뭔놈의 영화가 그렇게 말이 많아. 그런 잭의 감정을 밀폐된 공간의 도움을 받아 드러내는 설정은 좋지만 당 영화는 그걸 스토리를 통해 느끼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대사로만 해결하려 자빠졌다.

잭이 과거에 배드 캅이었다고 고백하는 것도 말, 그걸 시방 후회하고 있다는 것도 말, 그래서 앞으로 굿 캅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하는 것도 말.

아무리 그게 영화의 주제라고는 하지만 꿀꿀한 공간에서, 꿀꿀한 꼬라지를 한 자가, 꿀꿀한 얘기를 주딩이 한 번 열었다 하면 기본안주 10분 이상으로다가 썰 푼다고 생각해봐라. 얼마나 꿀꿀할지. 더군다나 그런 꿀꿀한 분위기를 업시키려 에디의 흑인 특유의 수다를 잭의 고백 뒤에 바로 낑궈넣는 치밀함을 보여주긴 하지만 꿀꿀한 대세를 역전시키기에는 한없이 부족해보이니 이를 어쩔쏘냐..

그러다보니 영화는 잭과 에디 커플이 나쁜놈들에게 쫓기는 그 과정까지의 액숑은 스릴넘치지만 대치형국만 이루면 총보다는 말을 앞세우는 까닭에 후끈 달아올랐던 긴장감이 빤스끈 끊어지듯 허벌 풀어지는 과정을 반복한다. 딱 뮝기적하다는 얘기.

한마디로 당 영화는 리차드 도너와 브루스 윌리스의 전작 <타임 라인>, <호스티지>보다는 나은 모습이지만 대표작이랄 수 있는 <리썰 웨폰>과 <다이 하드> 시리즈의 영광에는 한참 못 미치는 형국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전차로 본 특위는 <식스틴 블럭>을 뮝기적에 봉한다.



(2006. 4. 17. <딴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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