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한 딕&제인>(Fun with Dick & Jane)


본의아닌기억상실치유러브스토리 <이터널 선샤인>을 통해 초심각진지각이빠이잡는 연기로 잠시 외도를 즐겼던 짐 캐리가 본업인 우끼고 자빠라진 연기로 복귀하였다. 복귀작은 1977년 제인 폰다가 출연했던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딘 페리소트 감독의 <뻔뻔한 딕 & 제인> 되겠다.

유네스코 지정 비공식 선천성 안면근육탈골 세계문화재인 그가 당 영화에서 펼쳐 보이는 역할은 잘 나가는 대기업 글로보다인의 중역이었다가 하루아침에 쫄딱 개털이 되는 딕(짐 캐리 분). 그런 딕이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부인 제인(테아 레오니 분)과 함께 콤비를 이뤄 뽀리행각을 일삼는다는 것이 당 영화의 주된 스토리다.

때문에 <뻔뻔한 딕&제인>은 <폭풍 속으로>, <리얼 맥코이> 등과 같은 강탈무비의 뽀리장면을 패러디하여 그 안에 짐 캐리 특유의 초엽기 안면 판토마임 연기+평소 안 그러던 테아 레오니의 난리법석 코믹 지루박 연기를 갈아 넣음으로써 관객의 배꼽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그래서 당 영화의 재미는, 커피 전문점에 들어가 훔치라는 돈은 안 훔치고 커피만 딸랑 두잔 받아 나온다든지, 은행을 털러 들어갔다가 또 다른 은행 강도에게 선수를 빼앗기는 등 뽀리질에 일가견이 없는 딕&제인 콤비의 어설픈 뽀리 퍼레이드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런 장면들은 역시나 짐 캐리표 영화를 원한 관객의 참외배꼽을 중반까지는 배신 때리지 않는다.

더군다나 이런 우끼고 자빠라진 장면이 단순히 우끼고 자빠라짐에 머무르지 않는 건 당 영화가 무데기로 실직자를 양산한 미국의 대기업 엔론의 부도 사건을 밑밥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가슴 아픈 사연을 코미디로 승화해 우회적으로 엔론과 같은 존나 악덕 기업에 똥침을 가한다는 것, 그럼으로써 보는 이로 하여금 꿈과 사랑과 희망 모 여튼 그런 용기를 준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코미디 영화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 아니겠나.

하지만 바로 그런 점 땜시롱 영화가 뒤로 갈수록 진부해터지는 것도 아쉽지만, 사실이다. 앞썰에서 언급한 가진 것 쫄딱 잃은 슬픈 영혼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보여주기 위해 영화가 너무 전형적인 해피엔딩으로 나아간다는 거다.

그런 까닭에 딕&제인 콤비가 펼치는 뽀리행각이 순전히 지들 배때기를 채우기 위하는 과정에서 오는 ‘뻔뻔한’ 재미가 있었던 것에 반해 후반부에 이르러 ‘우리 함께 잘 먹고 잘살아Boa요~’삘의 공익광고로 급변하면서 영화는 그 재미가 현격히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한다.

물론 결말이 도덕책스럽고 해피엔딩으로 끝난다고 해서 그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건 당근 아니고. 뭣보다 이를 받쳐줘야 하는 짐 캐리의 원맨쑈가 대단원의 막에 이르러 전혀 약빨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이를 극복하고저 주최측에서는 테아 레오니를 짝으로 붙여준 것일 텐데, 그녀마저도 전반과 달리 전혀 팀플레이를 구사하지 못하니 결말부의 지루 밋밋함은 이미 예고된 인재(人災)였다 하겠다.

이러코롬 당 영화는 등짝의 싸대기 자국처럼 전반부와 후반부가 극명하게 갈리는 바, 애석하게도 뮝기적에 봉해지게 되었다.


(2006. 4. <딴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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