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밍>(Lemming)


당 영화는 롱 롱 타임만에 소개하는 메이드 인 프랑스 무비로 우리는 잘 모르지만 그 바닥에서는 제2의 히치콕으로 통한다는 도미니크 몰 감독의 스릴러 되겠다. 제목의 ‘레밍’은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만 서식하는 일명 ‘나그네쥐’를 일컫는 말.

그런 레밍이 3년차 부부 알랭(로랑 뤼카스 분)과 베네딕트(샬롯 갱스부르 분)의 집에서 발견되면서 안 좋은 일이 벌어진다. 저녁식사에 초대한 알랭의 직장상사 리차드(앙드레 뒤솔리에 분)의 부인 알리스(샬롯 램플링 분)가 깽판을 놓질 않나, 허걱! 급기야는 자살까지 감행하는 것. 어찌된 일인지 이 사건을 계기로 알랭과 베네딕트의 관계는 스크류바 마냥 빙빙 꼬여 들어간다.

이처럼 당 영화는 겉으론 아무 문제없어 보이는 쥔공 부부의 신뢰가 실은 째깐한 외부 겐세이에도 얼마나 깨지기 쉬운 유리조각과 같은지 보여주는데 주력한다. 그런 탓에 별 거 아닌 쥐쉐이 레밍을 불청객으로 간주하고 이를 통해 불길한 기운을 조성하며 알랭과 베네딕트 사이의 불안한 관계를 인정 사정없이 들춰내고 있음이다.

특히 영화는 시종일관 알랭의 시선에서 진행이 되는데 감독은 그의 불안을 형상화하기 위해 현실과 꿈을 오락가락국수하듯이 연출함으로써 관객을 혼란의 도가니탕에 푹 쩔이고 있다. 예를 들어, 알리스의 자살 이후 베네딕트가 그녀의 행동을 비스무리하게 따라하는데 그것이 빙의인지 아닌지, 또는 프랑스에는 전혀 없는 레밍이 어디서 나타났는지 개떼처럼 우루루 알랭을 공격하는데 이것이 꿈인지 생신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럼으로써 긴장감을 조성하는 한편 보는 이에게 ‘이게 시방 진짜여 가짜여’ 궁금증까지 유발하고 있으니 일타쌍피의 효과는 보는 꽤 영리한 작전이었다 사료된다. 게다가 그런 긴장감이 사건과 사건이 충돌해 빚어지는 것이 아니라 심리에서 비롯된 스릴이라는 점에서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비유띄벗뜨!

그런 탓에 <레밍>은 알리스의 자살 이후 정통 스릴러처럼 그녀가 ‘왜’ 죽었는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쥔공들의 심리를 드러내기 위해 이를 이용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뭔가 심오무쌍거시기스러워 보이기는 하지만서리 그로 인해 영화가 중간중간 심심하고 지루해터진 것이 사실이다. 앞썰했듯 이를 보여주는 방식이 오로지 꿈과 현실을 이용한 혼동주기에 있는 까닭에 긴장감이 일관되게 유지되기보다는 빼빼로 허리 뿐질러지듯 딱딱 끊어지는데 그 이유가 있다 하겠다.

더군다나 당 영화는 이 모든 소동이 끝난 후 그것의 실체, 즉 꿈인지 현실인지 대놓고 까발림으로써 맥이 후두둑~ 풀려 버리는 안타까운 결과까지 초래하고 있다. 물론 <레밍>이 내세우고 있는 주제를 화룡점정하기 위한 전략이었다는 거 모르는 바 아니지만 그로 인해 영화 내내 유지되던 미스터리한 분위기가 한바엥 깨진 건 결정적까지는 아니더라도 관객을 실망시키는 패착이었다고 본다.

그런 전차로 당 영화의 장단점을 뿌라스마이너스 계산기 뚜들겨 본 결과, <레밍>은 뮝기적에 봉해지게 되었다. 그럼 이상!


(2006. 5. 16. <딴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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