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 살벌한 연인>(My Scary Girl)


삼십 평생 러부질 한 번 못해본 서서쏴가 있다. 황대우(박용우 분). 게다가 별자리, 혈액형같은 거 믿는 앉아쏴에 혐오감 느낄 정도로 고지식하기가 우주를 찌른다. 이런 그가 어찌저찌해서 연애를 하게 된다. 상대女는 머리, 얼굴, 몸매까정 삼박자를 고루 갖춘 퀸카 오브 더 퀸카 이미나(최강희 분). 오매 좋네 지화자 좋구나~

근데 요즘 로맨스 영화라면 이를 최대한 아기자기하고 알콩달콩스럽고 깔끔상큼달콤쌉싸름하게 데코레이숑함으로써 안전빵 전략을 취하는 게 대세다. 하지만 당 영화는 한똥꼬 더 나간다. 그녀가 럴수럴수이럴수가! 살인을 밥 먹듯 저지르는 살인마였던 거시였던 거시기다.

그래서 당 영화는 삼십까지 한 번 못해본 꼰대 대우가 러부하는 과정에서 벌이는 우왕좌왕스러운 로맨스와 미나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벌어지는 등짝 싸늘한 스릴러가 짬뽕밥되어 극이 진행된다. 때문에 제목도 그냥 <달콤한 연인>이 아닌 <달콤, 살벌한 연인>. 원래 이런 류의 로맨틱 코믹 스릴러 영화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 <그래서 난 도끼부인과 결혼했다>가 할아버지격이긴하지만서도 국내산으로는 거의 첨보는 시도라는 점에서 일단 점수 먹고 들어간다 하겠다.

그중에서도 당 영화는 박용우의 연기가 빛을 발하는 로맨틱 코미디가 돋보인다. 이는 대우라는 캐릭터 묘사에 현실적인 모습이 잘 반영된 탓. 가령, 겉으론 러부는 유치한 거라고 무게를 잡다가도 뒤로는 빨간책 보다 나이 서른에 몽정하고 그러는 모습, 연애경험 없는 서서쏴라면 꽤나 공감할 만한 설정이다. 본 우원이 그렇다는 건… 절대로 아니다 모. 여튼 그런 애가 처음 연애질하면서, “이게 모에요?” “혀에요. 왜요, 싫어요?” “아니아니 너무 좋아” 이러코롬 헤벌레~ 풀어지는 모습. 우끼겠어, 안 우끼겠어? 우끼겠지.  

이처럼 당 영화는 전혀 현실적인 스토리가 아닌데도 현실적인 모습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 특징. 해서 러부질 영화라면 뷰티풀하고 엘레강스하게 끝냈을 결말도 <달콤, 살벌한 연인>은 걍 해피엔딩하게만 끝내지 않는다. 만약 니 애인이 사람 슥슥 썰고도 눈빛 하나 변하지 않는다면 별 고민 없이 사귈 수 있겠냐. 이런 대우의 고민을 잘 살리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미나 파트는 대우 쪽에 비해 완성도가 극히 떨어지는 안타까운 결과를 연출하고 있다. 대우 파트와 달리 현실성이 떨어져서 그렇다는 게 아니다. 사실 미나가 ‘탁’하고 써니 ‘억’하고 두 동강 나는 비현실적인 모습, 그 강도가 쎄지면 쎄질수록 그 재미는 한층 더해진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영화는 코믹과 스릴러를 섞어찌개 하는데 있어 균형을 맞추기보다는 스릴러로 좀더 밀어붙여도 될 장면에서마저도 코믹에만 존나게 방점을 찍는다. 그렇다고 그게 우끼고 자빠라지면 또 몰라. 예를 들어, 미나의 정체를 눈치 까고 그녀를 찾아간 대우가 그 더운 날에 검도 방패를 껴입고 있는 설정, 별로 코믹하지도 않고 대우의 무서움이 절절히 묻어나오지도 않으니 이거 도대체 모하자는 플레인가.

당 영화의 감독 손재곤. 지난 부천영화제에서 히치콕의 영화를 창조적으로 짜깁기한 디지털 영화 <너무 많이 본 사나이>로 코미디는 물론이요, 똥꼬 서늘한 스릴러 연출을 보여준 경력의 소유자. 근데 당 영화가 입봉작이라 흥행을 염두에 둔 건가, 왜 잘 하는 스릴러를 그렇게 옆집 아줌마 보듯 했는지 몰라.

하여 당 영화 로맨틱과 코미디는 훌륭하지만 스릴러는 별루 안 훌륭한 관계루다 뿌라스마이너스 주판알 튕겨본 결과, 완성도면에서 뽕나게 뛰어나지는 않지만 요즘 우껴주겠다고 나온 영화 중 가장 재밌다는 판단 하에 베스트 주니어에 봉해지게 되었다. 그럼 이상!



(2006. 4. 3. <딴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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