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 코드>(Da Vinci Code)


아기다리고기다리던 당 영화 <다빈치 코드>에 대해 본 특위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을 때부터 알아봤더랬다. 그리고 뚜껑이 열림과 동시…는 아니지만 우쨌든 확인해 본 결과, 역시나였더랬다. 한마디로, 소문난 잔치에 조또 먹을 거 없더라.

아시다시피 당 영화는 암암리에 떠돌던 성서 관련 음모론을 소재로 한 댄 브라운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작품. 예수와 막달라 마리아가 사실은 결혼한 사이며 둘 사이에서 잉태된 후손이 세상 어디메에 짱박혀 살고 있다는 이단적인 비밀. 그리고 이를 파헤치기 위해 기호학자 로버트 랭던(톰 행크스 분)과 소피 느뵈(오드리 도투 분) 요원이 절라게 욕본다는 이야기…를 신도리코 복사기가 되어 한 치의 오차 없이 스크린에 복사하고 있다.

이유가 몰까? 모긴, 어설프게 원작에 손을 댔다가 본전도 못 뽑느니 차라리 원작에 충실해서 한 큐에 거둬들이겠다는 안전빵 전략이지 모. 초대박 베스트셀러의 왕좌에 오른 소설을 아싸 조쿠나 앞뒤 잴 것 없이 기천 억원을 들여 제작한 당 영화의 한계는 처음부터 너무나 명확했다는 얘기.

하지만 그로 인해 <다빈치 코드>는 원작을 읽은 사람도, 접하지 아니한 사람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가랑이 사이로 알까기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읽은 사람에게는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보니 신선감과 예상외의 재미도 떨어질뿐더러 오히려 영화화함으로써 머릿속에 그렸던 원작의 신비스러운 면마저도 산산이 깨지고 만 것. 더군다나 당 영화는 방대한 양의 소설을 140분 안에 우겨넣다보니 널뛰듯 진행되는 이야기 탓에 안 읽은 이들에게는 이해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불친절한 사태로까지 번지고 있다.

허나 입 아프게 떠든들 모하리. 개봉 전부터 공개되는 화면이 제한적이었고 뭣보다 한국 기독교 총연합회 측의 본의 아닌 번외 마케팅으로 인해 <다빈치 코드>에 대한 궁금증이 저 하늘을 넘어 우주를 찌르고 있는 상황. 그래서 누가 모라 해도 볼 사람이 지천에 깔린 전차로, 당 영화에 대해서만큼 본 특위는 ‘특별 관람 지침’을 마련해 이에 공포한다.  

읽은 이,

원작소설을 복기한다는 전향적인 자세로 관람에 임한다!
책에서 접한 루브르 박물관은 물론 <모나리자>, <최후의 만찬> 등 명화까지 단돈 7,000원에 볼 수 있다는 박물관 감상모드로 관람에 임한다! 단, 사진 촬영은 금물.

안 읽은 이,

반드시 읽은 이와 동행, 관람중 이해가 안가는 부분은 그 즉시 꼬치꼬치 캐물으며 관람에 임한다! 이때 읽은 이는 귀찮아하지 말고 성실히 답변에 응한다! 단, ‘원작이 그러니까 걍 봐’, ‘책 사봐’ 등 원론적인 답변은 무효.
사정이 여의치 않아 읽은 이 섭외 실패시 읽은 이 관람지침 번에 맞춰 관람에 임한다!


본 특위는 위의 관람지침에 맞춰 우리 어린 양들이 <다빈치 코드>관람에 따른 정신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주께 기도드린다. 아멘!


(2006. 5. 25. <딴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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