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나잇 앤 굿럭>(Good Night, and Good Luck)


‘See It Now’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1951년부터 7년간 방영된 미국 CBS의 전설적 시사프로로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고자질하는 것을 그 임무로 삼았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진행자 에드워드 머로와 빨갱이 사냥꾼 조셉 매카시와의 맞짱. 지금 소개하는 당 영화는 바로 이 사건을 다루고 있다. 제목으로 사용된 ‘Good Night, and Good Luck’은 진행자 머로의 마지막 멘트.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매카시즘이 하늘을 찌르던 1950년대 초반, 머로(데이빗 스트라던 분)와 프로듀서 프레드 프렌들리(조지 클루니 분) 이하 스텝들은 빨갱이로 몰려 무고하게 피해를 입은 이들을 변호코자 ‘See It Now’를 통해 매카시를 정면에서 비판한다. 이때부터 시작되는 머로와 매카시 간의 침 튀기고 박 터지며 손에 땀을 쥐는 설전.

감독은 다 아시다시피 조지 클루니. 전작 <컨페션>에서 감독으로 혜성같이 등장, 냉전시대 미국의 TV쇼를 통해 ‘세상은 씨바, 쇼다!’라고 일갈하며 미국에 똥침을 놓은 경력의 소유자. 당 영화에서도 역시 1950년대 기념비적 사건을 재현하며 부시의 장단에 맞춰 놀아나는 언론 나부랭이들을 향해 언론의 참다운 역할이 무엇인지를 흐르는 강물처럼 조용히 설파한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그것이 언론만의 잘못인가 이를 묵인하는 사회도 매카시와 같은 똘아이를 만들어내는데 일조했다고 얘기한다.

무엇보다 당 영화는 흑백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매카시의 무식한 이분법적 논리를 강조하겠다는 의도도 있지만 그보다는 당시 매카시가 등장한 흑백 화면을 이용, 머로와의 말싸움 장면에 교차로 배치하여 사실성을 높이겠다는 의도.

그래서 영화는 매카시의 화면과 함께 주로 CBS 스튜디오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미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사건이 단순히 혀로 이뤄진 것에 착안, 영화의 무대 역시 말이 오고가는 장소로만 간결하게 구성한 까닭이다. 조지 클루니, 잘 빠진 외모답게 영화도 참 잘 빠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영화가 심심하게 느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허벌 살 떨리고 촌각을 다투는 사건을 얘기하고 있으면서도 이에 따른 긴장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

영화는 미국 내에서 매카시즘의 공포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인 탓인지 이를 암묵적인 전제로 깔고 이야기를 진행을 한다. 무슨 소린고 하니, 매카시가 빨갱이 사냥을 하는 일련의 과정은 보여주되 그것이 몰고 온 피해와 공포에 대해서는 전혀 묘사를 하고 있지 않다. 그러다보니 처음부터 머로=좋은 분, 매카시=나쁜 새끼이기 때문에 드라마가 만들어내는 갈등, 그리고 그 과정에서 형성되는 긴박감 이런 게 전혀 조성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심각함이 느껴진다면 그건 오로지 영화 속 CBS 스튜디오에서 옥신각신거리는 스텝들일 뿐 스크린을 넘어서 관객의 가슴에까지 전해지지 않으니 이 아니 안타까울쏘냐. 원래 TV 생방송 영화로 기획이 된 거라 그렇게 완성이 됐다면 말을 달라지겠지만 그건 그거고.

하여 결론을 때려보자면, <굿나잇 앤 굿럭>은 잘 만들어진 영화다. 하지만 잘 만들어졌다고 해서 그것이 재미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본 특위는 당 영화를 뮝기적에 봉하며 마지막 인사를 전한다.

Good Night, and Good Luck!


(2006. 3. 13. <딴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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