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쟝센 2014] <알레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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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는 사전적으로 어떤 종류의 물질을 섭취하거나 접촉함으로 인하여 보통 사람과는 다르게 나타나는 몸의 반응을 말한다. <알레르기>의 여학생은 개미 알레르기가 있다. 개미가 몸에 닿기만 하면 두드러기 증세를 나타낸다. 그 때문에 그녀는 병원을 찾아가지만 거기서 그녀는 또 다른 알레르기(?) 증상을 보인다. 개미 알레르기 치료를 위해 의사 선생님이 그녀의 몸에 손을 대자 묘한 반응이 일어나는 것. 여학생은 그것이 어떤 감정일까 궁금하기만 하다.

이 영화에서 알레르기는 여학생에게 부지불식간에 찾아온 사랑이라는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일종의 알레고리다. 알레르기는 특정 대상에 대한 민감한 반응이라 할 만하다. 아닌 게 아니라, 의사 선생님이 그녀의 민감한 부위, 즉 가슴과 무릎 안쪽에 손을 대자 마음속에서 화학작용이 일어난다. 그것이 꼭 나쁜 감정 같지만은 않다. 의사 선생님은 꽤 잘 생긴 편에 속하는데 그녀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 것이다.

영화는 여학생이 느끼는 남다른 감정을 놀이터에서 만난 남학생에게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 남학생은 아무래도 여학생이 마음에 드는 눈치이지만 여학생은 친구 이상의 감정은 없다. 의사 선생님의 손길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는 그녀가 남학생의 손을 스스로 자신의 가슴에 올려 보지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여학생은 의사 선생님과 남학생의 사례를 비교해가며 자신이 느끼는 감정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알아 가려 한다.

극 중 여학생이 보이는 왕성한 호기심과 세심한 관찰력은 이 영화의 연출자의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알레르기>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에서 의외의 결론을 도출해낸다. 침대에 누운 여학생은 잠이 오지 않자 젤리를 꺼내 먹던 중 일부를 의도적으로 바닥에 떨어뜨린다. 조금 있자 떨어진 젤리 부근으로 개미들이 몰려든다. 그 광경을 보고 눈이 번쩍 뜨인 여학생은 의사 선생님에게 느꼈던 감정의 정체가 무엇인지 이제야 알 것만 같다. 그러니까, 사랑은 특정한 대상에 특별하게 반응하는 알레르기 같은 것이라고 이 영화는 말하는 것이다.  

13회 미쟝센 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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