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의 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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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릴린 먼로는 남자들에게 만인의 연인이었고 여자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남자들은 마릴린과의 하룻밤을 꿈꿨고 여자들은 먼로처럼 여신으로 군림하고 싶었다. 이렇게 그녀를 향한 ‘되고싶다’는 감정은 남녀 모두에게 공히 질투를 불러일으킨다. 사이먼 커티스 감독의 <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은 질투의 시선들로 만들어낸 마릴린 먼로(미셸 윌리엄스)에 대한 초상화다.

<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은 <왕자와 무희>(1956)의 촬영을 위해 영국을 방문한 마릴린 먼로의 일주일간의 여정을 조감독 콜린(에디 레드메인)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이 영화는 콜린과 마릴린 사이의 실제 사연을 기초로 하고 있다.) 워낙에 세기의 스타였던 만큼 마릴린이 도착하자 촬영장은 후끈 달아오른다. 영화에 대한 열기가 넘쳐서가 아니라 그녀를 향한 사적인 시선들의 수많은 사위가 촬영장에 넘쳐났기 때문이다.

함께 작업하게 된 로렌스 올리비에(케네스 브레너)는 어떻게 마릴린의 감정을 훔쳐볼까 곁눈질이고 비비안 리(줄리아 오몬드)는 남편 로렌스의 감정을 간파하고 견제의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또한 콜린은 의상 어시스턴트 루시(엠마 왓슨)와 사랑을 키워가면서도 마릴린에 대한 관심을 조금씩 늘려가고 루시는 그런 남자 친구에게서 질투를 느끼는 것이다. 그렇게 영화는 마릴린 먼로를 대상화하는 것 같지만 사이먼 커티스는 그녀 또한 질투에 눈이 먼 한 명의 나약한 인간으로 바라본다.

마릴린은 전 세계적인 인기에도 불구하고 영화 속 이미지 때문에 머리가 빈 금발 미녀의 대명사처럼 인식되고는 했다. 실제로 그녀는 자신에게 부재한 것들 때문에 굉장히 힘들어 했다. 아버지 부재의 유년시절을 보상받기 위한 심리로 아버지 뻘 되는 극작가 아서 밀러와 결혼하기도 했고 섹스 심벌이 아니라 연기파 배우로 평가받고 싶어 촬영 때면 늘 연기 선생님(액터즈 스튜디오를 창립했던 리 스트라스버그의 아내 폴라 스트라스버그)을 대동할 정도였다. 그 때문에 그녀의 삶은 순탄치 못했는데 3번의 결혼 실패와 촬영장에서의 감독과의 잦은 불화는 좋은 가정과 좋은 배우에 대한 질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질투는 결국 되지 못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생성되는 감정이다. 그래서 인간적이다. 부와 인기를 모두 손에 넣은 먼로에게도 가질 수 없는 것들 때문에 괴로워하던 나날이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질투의 전제 조건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어쨌든 ‘되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 그 자신을 망가뜨리고야 말았다. 그녀가 가진 질투의 감정은 보통 사람들의 그것을 완전히 뛰어넘은 형태였다. 되고 싶다와 돼야 한다, 바로 그 차이에서 마릴린 먼로의 신화가 만들어진다. 사이먼 커티스가 마릴린과 콜린 사이에서 주목하는 것도 바로 질투를 대하는 이들의 태도였다.

콜린은 서서히 무너져가는 마릴린 옆에서 수호천사로 존재하며 그녀의 사랑을 얻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변덕스러운 그녀가 콜린을 허락하는 건 단 일주일 뿐. 콜린은 실의에 빠지지만 곧 마릴린을 가질 수 없음을 알고 다만 그녀와 함께 한 일주일을 책(이 영화의 원작!)으로 남겨 영원히 기억하기로 한다. 콜린의 태도는 정확히 대중의 욕망의 정도를 반영한다. 세기를 초월해 지금까지 이어지는 먼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그녀를 안고 싶지만 안을 수 없고, 그녀처럼 되고 싶지만 될 수 없다는 태도에서 기인한다. 사이먼 커티스가 <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에서 질투에 주목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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