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 밑 아리에티>(借りぐらしのアリエッテ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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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정(이하 ‘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오늘은 어떤 영화인가요?
허남웅(이하 ‘허’) 영화사 브랜드만으로 관객에게 신뢰를 주는 영화는 많지 않은데요.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이죠, 미야자키 하야오가 애니메이션으로 세계를 주름 잡은 일본의 지브리 스튜디오가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바로 지브리의 신작 <마루 밑 아리에티>(9월 9일 개봉)를 소개합니다.

<마루 밑 아리에티>는 어떤 애니메이션인가요?
한국에도 출간된 영국소설 ‘마루 밑 바로우어즈’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인데요. 건강이 좋지 않은 쇼우라는 소년이 요양 차 시골의 할머니 집을 찾게 되요. 거기서 키가 10cm밖에 안 되는 소녀 아리에티를 만납니다. 마루 밑에서 인간의 물건을 몰래 빌려 사는 소인들인데 각설탕과 휴지를 빌리러 갔다가 만나게 되거든요. 마리에티의 부모는 인간에게 정체를 발각되면 이 집을 떠나야한다고 하지만 마리에티와 쇼우는 서로 남다른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역시나 10cm 소녀 마리에티와 가족들에게 위험이 닥친다는 얘기입니다.

<마루 밑 아리에티> 역시 미야자키 하야오의 신작인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감독은 ‘요네바야시 히로마사’라고 (히로시마가 아닙니다.) 신인이 맡았습니다.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10년 넘게 애니메이터로 일했던 사람인데요. 사실 <마루 밑 아리에티>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40년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던 작품이래요. 젊은 시절에 원작소설을 읽고는 소인들이 인간의 물건을 훔치는 게 아니라 빌리는 설정에 흥미를 느꼈고 특히 소인들이 인간 세계에 살아가는 모습의 묘사가 상상력을 발동시켰다고 하네요.

저 역시도 인간의 물건을 빌려 쓴다는 설정이 흥미롭네요.
아무래도 이 영화의 가장 큰 재미는 마리에티를 비롯한 소인들이 인간의 물건을 활용하는 방식인데요. 10cm 소인들에게 인간의 물건은 각설탕 하나라도 얼마나 크겠어요. 식탁 위에 놓인 각설탕을 짚기 위해 스카치테이프 한 뼘 길이를 발에 붙이면 그 접착력으로 식탁을 오를 수 있고, 또 주인공 마리에티는 빨래집개를 머리 묶는데 활용하기도 하거든요. 아무래도 이런 세심한 묘사가 우선적으로 <마루 밑 아리에티>가 재미있게 다가오는 부분입니다.

그런 소인들과 함께 산다면 참 재미있을 것 같아요. 3D로 묘사해도 참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죠. 요즘 3D가 대세이고 웬만한 애니메이션도 모두 3D로 개봉을 하는데 <마루 밑 아리에티>는 2D입니다. 그것도 컴퓨터 작업이 아니라 연필로 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색을 칠하는 수작업 방식을 지브리는 유지하고 있거든요. 개인적으로 그것이 맞는다는 생각이 드는 게, 지브리 애니메이션은 <마루 밑 아리에티>도 그렇고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삶을 철학으로 삼고 있거든요. 그건 단지 보이는 결과물로써의 작품 뿐 아니라 작업방식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거든요.

근데 줄거리를 들어보면 <마루 밑 아리에티>에서 인간과 소인이 함께 어울려 산다는 게 쉬워보이지는 않는데요. 인간과의 조화로운 삶과는 멀어 보여요.
원래 이 원작소설에서 소인들은 세계 2차 대전 당시의 안네 프랑크의 처지를 은유한 것이라고 해요. 그러니까 인간의 공격성이 전제가 되어 있는 건데요. <마루 밑 아리에티> 역시 그래요. 안네 프랑크의 은유 같은 건 배경을 현대의 일본으로 옮겼기 때문에 없지만 인간과 소인이 함께 산다는 것에 대해서는 그렇게 희망적으로 보이지는 않아요. 극중 인간 캐릭터들 중에 악역은 없지만 다만 인간들에게 이런 소인은 일종의 구경거리이잖아요. 소인의 입장에서는 얼마나 스트레스겠어요. 그럼에도 <마루 밑 아리에티>가 긍정적으로 느껴지는 건 주인공 쇼우의 경우, 마리에티의 입장을 이해하고 그들의 생활을 존중하면서 돕는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현대 사회에서는 조화로운 삶이라는 게 함께 산다는 것보다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는 것이 더욱 적합한 것이 아닌가, 이 에니메이션을 보면서 생각하게 되네요.

감독이 미야자키 하야오가 아니라고 하셨잖아요. 왜 하야오는 기획과 이야기만 쓰고 감독은 하지 않으셨을까요?
현재 미야자키 하야오 나이가 70살이거든요. 이제 하야오 뒤를 이을 사람도 나와야 되는데 사실 오래 전부터 후계자 인선 작업을 하고 있었어요. 모리타 히로유키가 <고양이의 보은>(2002)을, 미야자키 하야오의 장남 미야자키 고로가 <게드전기: 어스시의 전설>(2006)을 만들었지만 흥행 결과가 좋지 못했어요. 근데 <마루 밑 아리에티>는 일본에서 8월 19일에 개봉했는데 박스오피스 1위를 연속으로 차지하며 100억 엔이 넘는 수익을 올릴 거라고 예상들을 하거든요. 지브리에서 하야오를 제외하고는 신인감독이 백억 엔을 넘긴 경우가 없다니까,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감독이 <마루 밑 아리에티>로 최초 기록을 하는 셈이 되겠죠.

그럼 미야자키 하야오의 후계자를 찾은 거네요?
흥행 성적으로는 그렇지만 작품까지 그런 건 아니거든요. 기술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건 사실이지만 이야기는 사실 하야오의 도움을 받은 거잖아요. 더군다나 하야오 작품은 매번 배경이 주로 일본이지만 캐릭터는 백인인 경우가 많았어요. 그 점 때문에 많은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한데 <마루 밑 아리에티> 역시 영국 원작인데다가 캐릭터들 역시도, 특히 아리에티 가족을 보면 서양 쪽이거든요. (유럽이겠죠.) 아마 이런 점을 극복하는 것이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감독에게 앞으로 주어진 과제이고 이를 넘어서야 하야오와는 다른 느낌의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는 것이 되겠죠.

그럼 어떤 관객들이 <마루 밑 아리에티>를 좋아할까요?
기존의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셨던 분들이라면 좋아하실 작품이에요. 다만 <마루 밑 아리에티>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같은 대작은 아니고 <이웃집 토토로>와 같은 작은 규모라는 점은 염두에 두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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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FM4U

2 thoughts on “<마루 밑 아리에티>(借りぐらしのアリエッティ)”

  1. 지브리 작품이라 닥치고 보려고 했는데 이런저런 안좋은 평들이 많이 들려와서 망설이고 있는 중입니다.
    역시 미야자키 하야오가 아니면 안되는 것일까요.
    콘도 요시후미가 참 아깝네요. 오래 살았으면 후계자가 될 수도 있었을 텐데…

    1. 임팩트가 없는 건 사실이긴 한데 저는 나름 괜찮게 보았습니다. 뭐랄까요, 야심 품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만 한 영화라고 할까요? 큰 기대를 품지 않는다면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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