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와 악마 >(Lisa e il diavo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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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바바는 <바론 블러드>의 상업적 성공 이후 제작자 알프레도 레오네에게 백지수표를 위임 받는다. 원하는 프로젝트가 있으면 돈에 구애 받지 말고 진행하라는 것. 그렇게 해서 만들게 된 작품이 바로 <리사와 악마>다. 리사는 고대 도시로 여행을 온다. 그곳의 매력에 푹 빠져 무작정 거닐던 중 길을 잃고 만다. 몸을 피할 곳을 찾던 리사는 오래된 저택을 발견하고 정체가 의심쩍은 가정부를 만나게 된다. 그때부터 리사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겪으면서 위험에 빠진다. 빨리 찍기로 정평 난 마리오 바바는 자유로운 제작 환경 하에서 두 달 동안 <리사와 악마>에 공을 들였다. 귀신 들린 저택, 저주에 휩싸인 도시 등 이 영화 역시  마리오 바바의 익숙한 요소가 넘쳐난다. 하지만 당시 <엑소시스트>(1973)가 엄청난 흥행을 기록하고 전 세계적인 유행을 타면서 배급업자들은 더 이상 마리오 바바의 영화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하우스 오브 엑소시즘>(House of Exorcism)으로 제목을 바꾼 재편집본이 그해 개봉했지만 <리사와 악마>의 오리지널 본은 마리오 바바의 사망 2년 후에야 겨우 미국의 텔레비전을 통해 공개될 수 있었다.

<리사와 악마>의 개봉이 힘들게 될 줄은 마리오 바바도, 알프레도 레오네도 전혀 예상치 못했다. 그해 칸 영화제의 시사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리사와 악마>에 많은 돈을 퍼부은 알프레도 레오네 입장에서 배급업자들이 이 영화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상황은 치명적이었다.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개봉을 시켜야 했고 마리오 바바의 동의하에 재촬영과 편집에 돌입했다. 유행에 민감한 제작자의 입장에서 <엑소시스트>의 엄청난 성공은 결정적인 힌트가 되었다. 독창적인 공포 세계를 구축한 마리오 바바의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노릇이었는데 결국 알프레도 레오네와 의견 차이가 생기면서 도중하차하고 만다. 그래서 <하우스 오브 엑소시즘>은 제작자의 입김이 강력하게 작용한 작품이 되고 말았다. (알프레도  레오네는 직접 몇몇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리사가 길을 잃어 악령의 집에 다다른다는 <리사와 악마>의 기본 설정은 가져가지만 새로운 신부가 등장하고 그러면서 영화는 악령이 깃든 리사와 이를 저지하려는 신부의 대결로 변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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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o Bava Special
(2011.6.2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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