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화이트 블루>(Red White & Blue)

사용자 삽입 이미지
<레드 화이트 블루>는 크쥐시토프 키에슬롭스키의 ‘세 가지 색’ 연작을 연상시키는 제목이지만 오히려 피로 난도질한 버전에 가깝다. 영화는 레드로 대변되는 에리카와 블루의 네이트, 그리고 화이트의 프랭키 간의 얽히고설킨 복수극을 다룬다. 옛 남자의 배신의 충격에 못 이겨 모든 사람을 다 같이 평등하게 사랑하겠다며 방탕한 시간을 보내는 에리카, 얽매이지 않는 삶을 살겠다며 술집에서 만난 여자와 하룻밤을 보낸 후 에이즈 감염자가 되고 마는 프랭키, 대부분의 남자가 노리갯감으로 생각하는 여자와 교감을 나누기 위해 힘든 시간을 보내는 프랭키까지, 영화는 이들의 사연을 병렬식으로 전개한 후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하나로 묶으며 관객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마지막 ‘한방’을 선사한다. 기본적으로 <레드 화이트 블루>는 공포물에 속하지만 시각적인 공포를 앞세운 영화와는 궤를 달리한다. 이 영화가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온다면 그것은 자신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행동이 타인에게는 위협으로 가해져 복수의 순환 고리를 형성한다는 것. 사실 <레드 화이트 블루>의 제목은 각각 박애, 평등, 자유를 상징한다. 그러니까 감독은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받들어야 할 가치가 무참하게 짓밟히는 과정을 은유하고 있는 거다. 과연! 프랭키의 손에 들린 행복한 한때의 사진이 불속에서 타들어가는 에필로그는 이 영화가 노리는 바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4회 부천판타스틱영화제
카탈로그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