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담화>(Behind the Cam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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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감독은 옴니버스 영화 <시네노트>(2012)에서 ‘십분 만에 사랑에 빠지는 방법’을 연출했다. 감독이 원격으로 현장을 지휘하며 영화를 찍는다는 내용이었는데 이를 다시 영화화한 것이 바로 <뒷담화 : 감독이 미쳤어요>(이하 ‘<뒷담화>’)이다.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신개념의 영화 만들기에 동참한 이들은 윤여정, 박희순, 김민희, 김옥빈, 정은채 등과 같은 배우와 가수 김C, 그리고 이준익, 임필성과 같은 감독들. 프로젝트의 설명을 듣고는 흔쾌히 참여 의사를 밝혔던 이들은 실제로 이재용 감독이 LA로 날아가 인터넷, 스마트폰 등으로 지시를 내리자 곧 혼란에 빠진다.

감독이 없는 현장이 생소한 배우들은 감정이 예민해져 연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촬영감독들은 지시사항이 잘 전달되지 않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며 특별출연한 감독들은 본업(?)을 살려 현장 지휘에 나섰다가 이재용 감독과 갈등을 빚기도 한다. <뒷담화>는 인터넷으로 영화를 만드는 세계 최초의 시도라는 의미를 갖지만 실제로 집중하는 것은 영화현장의 혼란함이다. 애초 이 영화의 출발은 배우와 스탭들의 불평과 불만을 듣지 않고 우아하게 연출에만 전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생각한 이재용 감독 본인에게서 나왔다. 아닌 게 아니라, 자율권이 주어지자 오히려 우왕좌왕하는 배우와 스탭들의 일련의 행동에서 우리는 스크린 뒤편의 영화 현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 의사 체계를 갖춘 곳이라는 사실을 목격하게 된다.

그렇다고 모든 영화 현장이 <뒷담화>가 보여주는 것과 같지는 않다. <뒷담화>만 하더라도 이 영화에서 보이는 배우들의 불만이 실제일수도 있고, 혹은 연출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영화 현장은 그와 같은 불확실성이 마치 ‘길티 플레저’처럼 매력을 주는 곳이다. 감독이 현장에 없다고 그렇게 ‘뒷담화’를 쏟아내던 배우와 스탭들이 촬영이 끝나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 서로를 격려하며 환호하는 모습은 그런 영화의 의외성을 잘 보여준다. 그럼 남는 의문 하나. 과연 <뒷담화>가 보여준 영화 만들기는 지금의 방식을 대체할 것인가? 이재용 감독의 대답은, “조금씩 대체가 될 거다.”

movieweek
NO. 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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