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길어올리기>(Han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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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 감독은 101번째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에서 경력 처음으로 디지털을 시도한다. 날로 그 가치를 잃어가는 한지의 복원 과정을 담기 위한 극중 다큐멘터리 제작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까닭에 필름이 아닌 디지털 촬영을 끌어들인 것. 그렇다고는 해도 2000년대 이후 임권택 영화의 주요한 특징이랄 수 있는 한국에서 장인으로 산다는 것의 고달픔과 이에 대한 복권, 즉 <달빛 길어올리기>에서는 물위에 뜬 달빛을 길어 올리는 자세로 한지를 만드는 과정이 집요하게 전시된다. 문제는 이것이 자연스러운 설득이 아니라 계몽의 성격을 띤다는 데 있다. 영화의 어조가 잘못되었다는 뜻인데 극중 한지 복원의 배경이 되는 전주시가 지원한 까닭인지 관련된 인사들이 빈번히 등장, 어설픈 연기로 극의 몰입을 방해한다. 다큐멘터리적인 사실감을 더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되지만 임권택 감독이 갖는 극영화로서의 강점과 눈에 띄게 충돌하며 극의 몰입을 저해한다. 경력에 안주하지 않는 임권택 감독의 새로운 시도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영화 전체적으로는 아쉬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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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2011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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