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독립영화관!

사용자 삽입 이미지KBS 1TV에 <독립영화관>이 신설됐다. 아니 부활했다고 말하는 편이 옳겠다. 2006년 많은 영화팬들의 아쉬움 속에 전격 폐지된 지 5년 만에 신년 개편을 맞아 재편성된 것이다. 1월 7일 방영된 전수일 감독의 <히말라야, 바람이 머무는 곳>(2008)을 시작으로 매주 금요일 새벽 1시 10분부터 브라운관을 통해 다양한 독립영화를 만나볼 수 있게 됐다. 2006년 폐지 당시 ‘폐지 반대 서명 운동’까지 벌어지는 등 논란을 낳았던 것을 감안하면 <독립영화관>의 부활은 축하할 일이다.

1월 7일 방영 이후 14일은 특집방송 관계로 한 주 건너뛰는 바람에 <독립영화관>에 대한 시청자들의 정확한 반응을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독립영화계에서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워낭소리>(2008)가 290만, <똥파리>(2009)가 독립 극영화 최초로 10만 관객을 돌파하며 일시적인 붐을 일으키긴 했지만 그것이 독립영화의 지속적인 상영 안정화까지 이어진 것은 아니다. 게다가 영화진흥위원회가 독립영화에 대한 지원을 대거 중단하면서 독립영화전용관과 같은 상영 창구가 사라진 것을 감안하면 보다 폭넓은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는 <독립영화관>은 가뭄에 단비와 같은 존재인 것이다.

어수선 PD는 <독립영화관>의 편성 의도에 대해, ‘독립영화가 가진 다양성의 가치를 존중한다. 문화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시대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 특별하고도 새로운 가능성을 가진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영화관에서도, TV에서도 쉽게 볼 수 없었던 독립영화와 시청자의 적극적 만남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독립영화관>의 편성표에 따르면, 1월 21일에는 임순례 감독의 <날아라 펭귄>(2009)이, 28일에는 김태식 감독의 <도쿄 택시>(2009)가 방영될 예정이다. 그러니까, 1월 한 달 동안 방영되는 작품은 독립영화 중에서도 어느 정도 인지도를 획득한 ‘장편’이 주를 이루는 것이다.

이 같은 편성 의도에는 보다 많은 시청자들에게 독립영화를 알리고 싶다는 제작진의 고민이 어렵지 않게 읽힌다. 편성 자체에만 의의를 두는 것이 아니라 일정 정도의 시청률까지 획득하겠다는 의도가 짙게 깔려 있는 것이다. 주류영화에서 활약하는 최민식이 주인공으로 출연한 영화(<히말라야, 바람이 머무는 곳>)를,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8)으로 400만 관객을 모은 임순례 감독의 작품(<날아라 펭귄>)을 상영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는 5년 전 프로그램의 폐지를 통해 얻은 일종의 학습효과라 할만하다. 당시 <독립영화관>의 작품 선정은 철저히 단편 위주로 진행됐다. 변변한 상영기회조차 잡지 못하는 단편에 창구를 개방했다는 점에서 공익방송다운 시도였지만 최소한의 시청률이 담보되지 않는 프로그램은 의의만으로 존속할 수 없다는 뼈아픈 과제를 남겼다. 그에 대한 자성과 그에 따른 새 출발의 의지가 바로 지금의 <독립영화관>이다. 이에 대해 어수선 PD는 “당시에는 너무 예술성과 작품성에만 치중하다보니 수급에 문제가 생기고 말았다. 지금은 보다 넓은 차원에서 작품의 질이 좋다면 성격을 가리지 않을 생각이다.”라고 말한다.

어쩌면 과거의 <독립영화관>을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극장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단편영화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의 <독립영화관>이 독립 장편영화에만 편향된 관심을 드러내는 것은 아니다. 프로그램 초반에는 장편이 배치되어 있지만 차차 단편은 물론 다큐멘터리까지 그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어 PD는 밝혔다. 아무래도 많은 이들에게 독립영화라는 것이 비상업적인 작품으로 인식되어 있다 보니 시청자의 관심을 모을 의도에서 수준 높은 장편을 먼저 편성했다는 것이다.

현대의 영화라는 것이 그렇다. 이제는 관객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유치해야 한다. 독립영화라면 더할 나위가 없다. 독립영화도 보다 적극적으로 관객을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 <독립영화관>은 좋은 예다. 전략적인 접근을 통해 보다 많은 시청자를 브라운관으로 끌어 모을 수 있다면 그것은 <독립영화관>뿐 아니라 독립영화에도 좋은 일이다. <독립영화관>의 선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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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저널
2011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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