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나 나 : 여배우 민낯 프로젝트>(이하 ‘<나 나 나>’)는 배우가 곧 감독인 영화다. 인디영화계의 여배우 트로이카로 통하는 김꽃비, 서영주, 양은용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그 자신을 드러낸다. 그리고 부지영 총감독은 이들이 1년간 촬영한 분량을 추려 지금의 형태로 완성했다.
김꽃비는 <똥파리>로 각종 세계영화제를 돌며 알게 된 해외의 영화 친구들과 함께 작업하는 과정을, 서영주는 여배우로서 갖게 된 고민과 아픔을 치유해가는 과정을, 양은용은 여전히 잊지 못하는 옛사랑에 대한 혼란함과 외로움을 극복해가는 과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나 나 나>는 우리가 스크린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여배우들, 그중에서도 인디영화에서 활약하는 이들의 무대 뒤 실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다만 그 이전 피사체로써 카메라에 찍히기만 했지 자신의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없었던 이들의 사연이란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실제로 부지영 총감독은 이들에게 카메라를 나눠주며 구체적인 디렉션은 주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나 나 나>는 말하자면 김꽃비, 서영주, 양은용의 ‘줄탁동시 프로젝트’, 즉 여배우라는 인위적 굴레를 뚫고 나오는 과정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환상보다 현실, 배우보다 자연인, 영화보다 삶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하는 평범한 개인들의 모습이 담겨있을 뿐이다. 관객들에게는 여배우의 사생활을 엿볼 수 있는 관음의 기회를 제공할지 모르겠지만 배우들 각자에게는 그 자신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했다. <나 나 나>는 공적으로는 다큐멘터리이면서 사적으로는 비디오 다이어리라고 부를만한 작품인 것이다.
movieweek
NO. 5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