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리뷰] <빅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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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매치›는 오프라인에서 펼쳐지는 온라인 게임과 같은 액션극이다. 최호 감독은 주인공 익호(이정재)의 직업이 파이터인 데 착안, 극 중 배경이 되는 서울 도심 전체를 링처럼 운용하고 싶었다. 상암 월드컵경기장, 서울역 등 서울의 주요 랜드마크가 실제 촬영 장소라는 점, 화려한 액션이 주가 된다는 점에서 사전 작업이 중요했다. 국내 액션영화 최초로 ‘모션캡처 프리비주얼’을 도입한 배경이다.
 
한국 액션영화 최초의 모션캡처 프리비주얼

정철민 비주얼 감독에 따르면, 실제 촬영현장에서 벌어질 환경을 촬영 전에 미리 구현하는 ‘CG 프리비주얼’ 기술에 실제 배우의 동작을 CG 데이터로 재구성할 수 있는 ‘모션캡처 기술’을 접목한 것이 바로 모션캡처 프리비주얼이다. 이는 사전에 그림으로 그려진 콘티를 CG 아티스트의 손으로 재현하는 데 그쳤던 기존의 방식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실제 배우의 연기와 상황을 직접 재현함으로써 더욱 실제 촬영현장에 가까운 사전 데이터를 확보, 현장운영에 리스크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빅매치›의 모션캡쳐 프리비주얼은 익호가 경찰서 유치장 탈출하는 장면과 불법대출사무소 ‘캐시엔젤’에서 30명의 조폭과 벌이는 액션 신, 그리고 상암 월드컵경기장 지붕에서 에이스(신하균)가 숨어 있는 스카이박스까지 플래카드를 잡고 돌진하는 시퀀스에서 중점적으로 사용됐다. 먼저 유치장 탈출 장면에서는 코믹한 요소가 담겨야 한다는 감독의 제안에 따라 모션팀과 무술팀이 익호와 형사 단 두 명을 가지고 1:1 모션캡처를 진행했다. 캐시 엔젤 신에서는 길게 뻗은 복도를 중심으로 치고 달리는 논스톱 액션을 위해 최소 4명 이상의 인원이 동시에 슈트를 착용하고 모션캡처에 임했다. 이 시퀀스는 박정률 무술감독의 구상이 사전에 완성되어 있었다. 액션 콘티의 완성도가 뛰어났기 때문에 유치장 탈출 장면과는 다르게 촬영과 특수효과와 CG 파트를 위한 프리비주얼로 완성했다.
 
상암 경기장 지붕 장면은 CG 아티스트들의 손으로 재현된 디지털 캐릭터를 바탕으로 프리비주얼을 처리해 나갔다. 전형적인 액션 신을 지양했던 최호 감독의 주문에 맞춰 가장 긴장감 넘치는 카메라 앵글과 무빙을 찾는 과정이었다. 하여 기존의 모션캡처 방식이 아닌 ‘자이로 모션 수트’를 입고 배우 혼자 연기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동작을 캡처했다. 다만 배우가 바람의 저항과 같은 물리적인 영향과 상관없이 연기했기에 후에 데이터를 분석하고 CG 아티스트들이 물리적인 효과를 추가했다.
 
다섯 개의 미션에 따른 카메라 운용

촬영은 2013년 12월 27일부터 2014년 5월 9일까지 80회차로 이뤄졌다. 워낙 액션이 고강도였고 특히 익호 역을 맡은 이정재에게 집중되어 있어 배우의 몸 상태를 돌보는 게 중요했다. 그래서 김성철, 최민호 두 명의 촬영감독을 동시에 투입했다. 두 명의 촬영감독은 역할 분담을 따로 하지 않은 채 키 이미지 하나에 맞춰 동선이 겹치는 않는 방향으로 카메라 촬영에 임했다. 익호가 뛰는 것에 맞춰 함께 달려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오히려 라이브한 영상을 얻는 데 더 유리했다.
 
카메라는 경찰서 배경의 장면까지는 알렉사를 사용하다가 캐시 엔젤의 길고 협소한 복도 배경에서는 불편하다는 판단에서 레드 에픽으로 교체했다. 또한, 에이스가 헤드쿼터에서 익호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함에 따라 CCTV 영상도 포함해 블랙매직 포켓 시네마와 GoPro를 활용했다. 영화 초반 익호가 UFC 링 위에서 싸우는 영상은 방송 느낌을 부여하기 위해 소니의 EX3 캠코더를 사용했다.
 
촬영감독들은 추격전이라는 단조로운 패턴의 이야기를 극복하고자 다양한 화면을 컨셉으로 삼았다. 영화는 익호가 크게 다섯 개의 미션을 통과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에 맞춰 카메라의 운용도 달리 가져갔다. 경찰서 유치장은 첫 번째 미션 장소인 까닭에 액션의 성격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다. 기존의 한국 액션영화와는 달리 UFC 느낌을 준다는 차원에서 액션의 기술이나 동작 위주로 세심하게 화면을 잡았다.
 
경찰서 앞마당에서 익호가 수십 명의 경찰과 대치하는 장면은 유치장과는 다르게 롱 숏을 써서 넓게 벌렸고 부감 숏도 시도했다. 다행히 대전의 빈 경찰서 건물이 있어 장소에 대한 제약 없이 다이내믹한 화면을 얻어냈다. 익호와 수경(보아)이 함께 찾는 거대 도박장 장면은 대전 영상미디어센터의 세트장에서 촬영했다. 특별한 액션 신은 없었지만, 퇴폐적인 느낌이 들도록 조명에 더욱 신경을 썼다.
 
임재영 조명감독은 일광(日光) 효과를 내는 데 집중했던 경찰서 장면과 다르게 인위적인 색을 부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세트 바닥에 LED를 설치하고 국부 조명을 했다. 또한, 캘빈을 2800으로 다운해서 앰버 하프 필터를 씌워 붉은 기운이 감돌도록 했다. 이를 통해 액션이 없는 거대도박장 장면에서 관객이 몽롱하게 취한 느낌으로 휴식을 취한다는 기분을 느끼도록 했다.
 
월드컵 경기장과 에이스 헤드쿼터의 시각효과

‹빅매치›의 하이라이트로 손꼽히는 상암 월드컵경기장 신은 그 어느 곳보다 규모와 예산, 스케일 등 모든 면에서 공들여 촬영한 곳이다. 실제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진행했기에 보조출연자 200명 정도가 관중석에 자리 잡았다. 카메라는 빈 좌석을 CG로 메울 수 있게끔 구도를 잡았다. 다만 빈 좌석이 너무 많으면 CG 공정률도 높아지기 때문에 촬영 화면에 최대한 인물들이 많이 보이도록 신경을 썼다.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의 촬영은 에이스의 헤드쿼터와 함께 시각효과가 많이 들어간 부분이다. 특히 익호가 경기장 지붕에서 추격을 피해 관중석으로 뛰어내리는 장면은 배우가 실제로 연기를 할 수 없어서 배경 관련 일부만 찍고 시각효과로 채웠다. 시각효과를 담당한 포스의 최재천 슈퍼바이저에 의하면, 디지털 캐릭터를 넣어 완성했고 오랜 시간을 들여 경기장에서 축구시합을 하는 선수들과 열광하는 관중들도 넣었다.
 
시각효과 분량이 가장 많았던 건 헤드쿼터 장면이었다. 그린 매트를 친 세트에서 100% 촬영이 이뤄졌고 에이스를 연기하는 신하균을 중심으로 둘레가 모두 모니터로만 구성되어 있어 일부 집기를 제외하면 모두 CG로 채워 넣었다. 카메라 촬영은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CG에 맞췄고 조명의 경우, 모니터에 나오는 빛의 느낌을 표현하고자 키노와 LED에 블루필터를 반 정도 씌웠다.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는 파이널 매치 장소인 서울역은 광장에 모여 있는 5개의 회사를 섭외했다. 메인 촬영 장소인 주차장은 영업이 종료된 저녁 8시부터 촬영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만 10회 차의 촬영을 진행했는데 익호가 아래로 떨어지는 장면이 있어 우선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그처럼 실제 촬영장소이지만, 세트를 설치해야 해서 본격적인 촬영은 밤 9시가 되어서야 이뤄졌다. 배우들의 감정 신이 몰려 있고 액션 신도 강도가 높았기 때문에 감독 이하 배우, 스태프들의 노력이 가장 빛을 발한 장면이다.

영화기술
(201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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