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슬럼버>(ゴールデンスランバ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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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정(이하 ‘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오늘의 영화 소개해주시겠어요.
허남웅(이하 ‘허’) 제가 ‘잘 알지도 못하면서’를 진행한 이후 처음 소개해드리는 일본영화인데요. 바로 나카무라 요시히로 감독의 <골든 슬럼버>(8월 26일 개봉)입니다.

어떤 작품인지 먼저 소개해주시죠.
<골든 슬럼버>는 굉장히 유명한 일본 작가죠, <중력 삐에로> <사신 치바> 등으로 한국에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이사카 코타로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평범한 남자가 총리 암살범으로 몰리면서 벌어지는 도주를 다루고 있는데요. 주인공 아오야기(사카이 마사토)는 2년 전 유명한 걸그룹 아이돌 멤버의 목숨을 구해준 일 때문에 일본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대학교 시절 함께 동아리 활동을 했던 친구를 만나기 위해 번화가로 놀러갔다가 총리 암살 사건 현장에서 아무 이유 없이 도주했다는 이유로 쫓기는 신세가 됩니다. 그런데 아오야기의 과거 행적이 우연히 총리 암살 현장의 증거와 맞아떨어지면서 사살된 위기에 처하게 되고요. 그때 아오야기의 옛 친구들이 등장해 그의 도주를 돕는다는 내용입니다. 

제목의 ‘골든 슬럼버’는 무슨 뜻인가요?
우리말로 번역하면 ‘황금빛 졸음’ 정도 될까요. 그런데 이렇게 소개하는 것보다는 비틀즈를 좋아하시는 청취자 여러분이라면 아마도 제목을 듣고 바로 떠올리셨을 거예요. 비틀즈의 마지막 리코딩 앨범이자 명반이죠, 1969년에 발매된 <애비 로드>에 수록된 곡이거든요.

비틀즈의 ‘골든 슬럼버’가 이 영화와 무슨 관계가 있는 건가요?
폴 매카트니가 작곡한 곡인데요. 이 곡은 영화 속에서 총리 암살사건을 통해 아오야기가 재회하게 되는 옛 친구들과의 우정을 상징하는 장치인데요. 아오야기의 도주를 돕는 인물들을 잇는 단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총리암살과 비틀즈의 노래를 연결해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게 흥미롭네요?
사실 비틀즈와 암살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이, 비틀즈의 존 레논이 암살당한 역사가 있잖아요. 아마도 작가는 여기서 힌트를 얻은 것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추측해보는데요. 무엇보다 <골든 슬럼버>는 책이 나왔을 때 ‘올해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스릴러’라는 평을 받았다고 해요. 소재가 총리암살이고, 범인이 도주한다는 이야기면 누구나 어두운 분위기의 스릴러를 생각하기 마련이잖아요. <골든 슬럼버>는 도주 과정이 스릴 넘치기도 하지만 의외로 코믹하게 묘사되거든요. 게다가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과거의 친구들이 등장해 아오야기를 돕는다는 설정은 낭만적이기까지 해요. 아마도 오락물이 줄 수 있는 모든 재미를 집약하고 있다는 점에서 ‘엔터테인먼트 스릴러’라는 평을 들은 것 같습니다.

그럼 영화도 원작 소설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나요?
저는 소설을 읽어보지 않았는데요. 주변의 반응을 살펴보면, 역시 심각한 분위기보다는 나른한 가운데 톡톡 쏘는 유머가 있다고 해요. 재미있게 읽었다는 편이 많은데 영화 역시 기본적인 재미는 가지고 있는데 표현에 있어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가령, 원작소설은 유쾌한 톤에 더 방점이 찍혔다면 영화 <골든 슬럼버>는 일본영화 특유의 나른함이 배어있거든요. 예컨대, 한국의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선이 굵고 힘이 넘치잖아요. 일본의 블록버스터인 <골든 슬럼버>는 총리암살을 다루지만 아기자기한 이야기 진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손에 잡히지 않는 디테일한 감정을 표현하는데 더 공을 들이고 있다고 할까요. 제목인 ‘황금빛 졸음’의 의미가 이 영화를 더욱 나른한 분위기로 몰고 갔다는 생각이에요.   

나카무라 요시히로 감독은 처음 듣는 이름이에요. 어떤 감독인가요?
원작소설가인 이사카 코타로는 <골든 슬럼버>를 완성한 후 만약 영화화가 된다면 나카무라 요시히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줬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했데요. 근데 나카무라 요시히로 감독이 이사카 코타로의 작품을 영화화한 건 <골든 슬럼버>가 세 번째입니다. 그 전에도 이사카 코타로가 쓴 소설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피쉬 스토리>을 나카무라 요시히로 감독이 영화화했었거든요. 그래서 일본에서는 ‘이사카-나카무라 콤비’라고 불린다고 하네요.

배우들도 소개해주시죠. 한국에도 일본의 배우들은 많이 알려져 있잖아요. <골든 슬럼버>에는 어떤 배우들이 출연하나요?
주인공 아오야기 역할에는 사카이 마사토라는 남자 배우가, 아오야기를 돕는 옛 여자 친구 하루코는 다케우치 유코가 맡았습니다. 사카이 마사토는 한국 팬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배우죠. 한국에 개봉했던 영화중에는 <허니와 클로버>에 출연한 적이 있고요, 타케우치 유코는 아마 많은 분들이 아실 거예요. <링>과 <환생>에 출연을 했었거든요. 아오야기를 쫓는 경찰 역의 사사키는 현재 일본 영화계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봉준호 감독의 <도쿄!>에 주인공을 출연했던 카가와 데루유키가 맡았습니다.

<골든 슬럼버>는 어떤 관객들이 좋아하실까요?
원작소설을 읽은 팬들이라면 관심을 가질법하고요. 한국에 소개되는 일본영화들은 대개가 작은 규모의 영화였던 것에 반해서 <골든 슬럼버>는 블록버스터이기 때문에 일본의 작은 영화들에 익숙했던 한국 관객들은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게다가 12세  관람가이기 때문에 중고생 여러분들도 방학 막바지에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을 거예요.

예, 오늘 ‘잘 알지도 못하면서’ 소식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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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FM4U(6:00~7:00)

2 thoughts on “<골든 슬럼버>(ゴールデンスランバー)”

  1. 골든 슬럼버 참 재미있게 본 영화입니다. (부천영화제에서 봤어요) 저도 원작을 안 읽어봐서 비교는 못해보겠지만, 영화 자체로도 충분히 즐길 만한 영화더라구요. 원작을 읽은 친구들도 만족해하는 것 같더라구요.
    재미 뿐만 아니라 권력이 어떻게 한 개인에게 직접적으로 무지막지한 영향을 주고 파멸시킬 수 있는가를 확실히 보여주죠! 영화에서처럼 빠져나가기는 현실에서는 사실상 거의 불가능할듯. 요즈음의 한국 상황에 딱 적당한 시기에 소개된다는 생각이…
    카가와 데루유키를 저는 < 유레루>에서 처음 봤는데 평범한 소시민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알고보니 강한 캐릭터에 딱 어울리는 배우인 것 같아요.

    1. 와~ 부천에서 보셨군요. 재미있게 본 것과는 별개로 전 < 골든 슬럼버>가 일본에서 인기를 끈 건 전혀 정치적이지 않은 이야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거대 권력의 개인 억압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정치적인 부분은 탈색하고 도주 과정에서의 낭만을 굉장히 부각시키고 있다는 생각이거든요. 그것이 요즘 일본 젊은이들의 정서인가 하는 의문이 들더라고요. 반면에 다다음주 개봉하는 이송희일 감독의 < 탈주>는 비슷한 소재의 이야기인데 낭만이나 이런 게 싸그리 배제된 채 비극만을 강조한다는 게 한국과 일본의 차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냥 영화를 보다가 얼핏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 그리고 카가와 데루유키, 정말 좋은 배우죠. 저도 그의 연기의 최고는 < 유레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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