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라>는 극 중 고질라의 기원을 1999년 필리핀 쓰나미와 일본 대지진에서 찾으려 한다. 그리고 15년 뒤로 훌쩍 뛰어 2014년 현재의 이야기로 가져가지만 고질라(와 같은 크리쳐)가 유발하는 재난의 연상 이미지는 따로 있다. 도쿄 근처의 잔지라를 배경으로 한 오프닝에 원자력 발전소의 붕괴 장면을 넣은 걸 보면 지난 2011년 일본의 3.11 대지진이 남긴 충격과 공포를 고스란히 반영하려는 의도가 크다.
그것이 고질라로 대표되는 괴수 장르의 매력이다. 1954년 이시로 혼다 감독이 <고질라>를 처음 세상에 발표한 이래 정확히 60년이 지난 지금까지 속편과 리부트의 방식으로 꾸준히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이유는, 시대의 집단적인 공포와 두려움을 무시무시한 괴수의 형태에 담아 당대를 은유해 온 까닭이다. 고질라 탄생 60주년 기념작 타이틀을 달고 있는 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고질라>는 거대한 자연 재해가 야기한 원자력의 공포를 그리는 것이다.
다만 100미터를 훌쩍 넘는 압도적 크기의 고질라가 야기하는 각종 재난 묘사는 실감 나는 것이지만 감흥은 별로 큰 편이 아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접하는 재난 속에서 고질라가 개입된 파괴 이미지가 다소 무감각하게 느껴진다고 할까. 고질라가 실체를 온전히 드러내기까지 차곡차곡 쌓이는 재난의 이미지는 현실과 오버랩 되며 간담을 서늘케 하지만 역대 괴수 캐릭터 중 가장 거대하다는 비현실적인 크기의 고질라가 등장하는 순간 되려 긴장감이 떨어진다.
재해의 양상이 과거에 비해 다양해지고 그에 대한 인간의 자연 남용이 더욱 심각해진 지금 예전과 같은 영화적 방식으로 고질라를 운용하는 건 고루하다. 소수를 겨냥한 B급영화로 만족감을 줄지 모르겠으나 다수를 상대로 한 블록버스터로써 <고질라>는 뒤로 갈수록 김이 빠지는 것이다.
맥스무비
(2014.5.13)
로그 원도 그렇고 다시 본 고질라 역시 양감이 잘 들어난 연출,촬영이 돋보이고 원작에대한 존중이 두 영화 잘 드러난것같아요
가렛 에드워즈의 차기작도 많이기대되네요
예,가렛 에드워즈 정말 재능이 많은 감독 같아요. 다른 얘기지만, 곧 일본에서 신 고질라 영화가 개봉하는데 이것도 기대가 되네요. ^^
한번씩 영화평점에서 보다가 이번에 핵소고지 평론보고왔는데 인성이왜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