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을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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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고전(古典)문학 전성시대다. 이건 과장 섞인 농담이 아니다. 실제로 영화, 뮤지컬 등 고전을 빌려 작품을 만드는 빈도가 현저히 높아졌다. 극장가만 하더라도 한국영화 <마담 뺑덕>은 ‘심청전’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하였고 할리우드 영화 <드라큘라: 전설의 시작>은 ‘드라큘라’를 공포의 대상에서 영웅의 존재로 비틀기 하였다.

영화에서 뿐만이 아니다. 모 신문은 올해의 뮤지컬을 뽑는다며 문화 인사 90명에게 설문을 돌렸는데 ‘프랑켄슈타인’을 원작으로 한 국산 창작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 23%의 지지를 얻으며 1위를 차지했다. 16%의 득표율로 2위를 차지한 <위키드> 또한 프랭크 바움의 고전소설 ‘오즈의 마법사’를 각색한 경우였다.

문화가 고전에 주목한 작금의 현상은 2~3년 전에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 당시 출판계에서는 문학동네, 민음사, 열린책들, 펭귄 클래식 등 내로라하는 출판사들이 문학 전집을 경쟁적으로 발표하며 고전 읽기에 불을 지폈다. 종이라는 전통적인 인쇄 방식에만 안주하지 않고 스마트폰 등 전자 기기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위해 e-book의 형태로도 소개한 것이다.  
   
고전은 일차적으로 예전에 쓰인 작품을 의미하지만, 시대를 뛰어넘어 변함없이 읽을 만한 가치를 지닌 것들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통용된다. 그러므로 고전은 최초로 발표된 시기의 기본적인 이야기 골격은 유지하되 이를 전달하는 방식에서는 세월의 흐름에 맞춰 변화를 꾀하며 당대 사람들과 호흡해왔다.

예컨대, 전 세계 청소년 독자들을 사로잡으며 영화로도 제작된 <메이즈 러너>는 ‘파리 대왕’의 현대판 재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메이즈 러너>는 영문도 모른 채 벽으로 둘러싸인 공간에 갇혀 탈출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젊은이들의 사연을 다룬다. 비행기 사고로 무인도에 불시착한 아이들이 구조를 기다리며 자급자족하는 ‘파리 대왕’을 변주했다는 것이다.

이는 고전이 여전히 현대에도 먹힌다는 증거다. 시대가 첨단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인간을 기본으로 한 고전의 가치는 만고불변임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난중일기’를 원작삼아 올여름 극장가에서 1천8백만 명이라는 경이적인 관객 수를 기록한 <명량>은 이 사회가 탁월한 리더의 출현에 얼마나 목마른지를 잘 보여준다.
 
고전이 지닌 가치는 시대를 초월해 현대에까지 지속하고 있지만, 과제는 갈수록 고전과 멀어지는 젊은 세대에게 어떻게 하면 좀 더 효과적으로 알릴까 하는 부분이다. 흔히 책 좀 읽는다 하는 기성세대들은 인터넷과 오락과 스마트폰에 빠져 고전을 홀대하는 젊은 세대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젊은 세대도 이에 대해 할 말이 있다. 입시 경쟁에 함몰된 면학 분위기에서 고전마저도 공부하듯 읽어야 하니,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는 거다. 더욱이 문자보다 영상이 더욱 익숙한 이들에게 종이의 감촉 운운하며 고전을 읽으라고 하는 것도 결국에는 ‘꼰대’의 잔소리로 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작금의 고전문학 전성시대는 역설적으로 이와 같은 상황이 불러왔다. 문화 각 분야에서 가장 큰 소비계층을 이루는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영상이 필수다. 이에 우수한 콘텐츠로 증명된 고전을 영화나 뮤지컬이나 드라마로 옮기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게다가 영상으로 접한 고전에 흥미를 느낀 이들이 고전문학을 구매해 읽는 순환 구조를 형성한다. 소비하는 패턴은 달라졌을지언정 고전의 쓸모는 변하지 않았다는 것. 고전문학 전성시대가 갖는 가장 중요한 의미다.  

새마을금고
2014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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