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주 감독은 사람들이 전혀 관심 갖지 않았던 <불신지옥>(2009)이라는 공포영화로 기대주에 등극했다. 3년만의 신작 <건축학개론>은 <불신지옥>에 앞서 데뷔작으로 먼저 준비했던 영화로 알려진다. 건축가로 근무 중인 승민(엄태웅)에게 낯익은 손님이 찾아온다. 대학시절 첫사랑이었던 서연(한가인)이다. 그녀가 옛집을 새로 지어달라는 의뢰를 하면서 이를 계기로 승민은 과거의 사랑을 추억한다. (과거의 승민과 서연은 각각 차세대 연기파 배우 이제훈과 걸그룹 미쓰에이의 수지가 연기한다.) 특출한 내용의 멜로는 아니지만 건축공학과 출신의 이용주 감독은 전공을 살려 건축 설계하듯 주인공의 이야기를 풀어갈 계획이다. 어느 인터뷰에서 말하길, 건축가가 건축주의 뜻을 제대로 헤아려야 좋을 집을 만들 수 있듯 상대방의 심리를 잘 파악해야 사랑 또한 잘 이뤄질 수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승민과 서연의 사연은 극 중 집을 완성해가는 단계와 합을 맞춰 진행된다. 그래서 <건축학개론>은 인물의 사연만큼이나 공간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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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베를린영화제 특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