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2>(Spider-Man 2)


‘형 만한 아우 엄따’며 이 바닥을 호령했던 불문율은 올해 <슈렉2>에 이어 지금 소개할 <스파이더맨2> 앞에서도 또 한 번 무참하게 명함 일 장 못 내미는 처지로 전락하고 말았음이다. 한마디로 당 영화, 여러 모에서 능히 전편을 능가할 정도로 잼나다는 본 특위의 말씀.

일단 당 영화는 1탄처럼 영웅 스또리 뿌라스 성장 영화의 틀을 그대로 유지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래서 옆집 쭉빵걸에 발정 난 십대’s Way와 스파이더 맨이라는 영웅’s Way에서 절라게 번민하던 피터 파커(토비 맥과이어 분)는 당 영화에서 루저로서의 남루칙칙한 일상과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한 스파이더 맨 노릇사이에서 대구빡 터지게 고뇌한다.

이처럼 당 영화는 속편이라고 해서 풍선껌 부풀리듯 안일하게 스케일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평범과 비범, 두 갈래 인생극장의 기로에 선 쥔공의 고민을 집중 공략, 이야기와 캐릭터에 더욱 깊이를 더하는 것은 물론이요, 현실친화적인 영웅이라는 정체를 더욱 확고부동히 하고 있음이다.

하지만 <스파이더맨2>는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뭣보다 장면장면의 연출에서 보여지는 재미가 훨 쏠쏠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우선 눈에 띄는 건, 1탄에서 전혀 샘 레이미스럽지 않다는 겐세이 세례가 여린 맘에 상처를 준 탓인지 당 영화에서는 아예 작정하고 지 영화라는 티를 팍팍낸다. 일명 ‘오징어 박사’ 닥터 옥토퍼스(알프레드 몰리나 분)의 경우, 생긴 꼬라지라든지 서식하는 지역, 하는 짓 등은 의심의 여지없이 <다크맨>의 2004년 버전이고, 닥터 옥의 사지절단 장면에서는 공포에 일가견이 있는 감독답게 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이블데드>의 수전증 걸린 시점샷? 당삼 나온다.

물론 왕년에 샘 레이미 영화 못 봤어도 상관없다. 매력 만점의 나쁜놈 캐릭터 닥터 옥이 펼치는 활약과 피터와 MJ(커스틴 던스트 분)의 삼삼한 러부, 심지어는 쫄쫄이 유니폼을 가지고 펼치는 자해수준에 가까운 개그 등 괄약근을 농락하는 스파이더 맨 퍼레이드가 여러분을 지둘리고 있으니까.

주목할 점은 전편의 촬영이 곤두박칠치는 스파이더 맨의 상하 움직임을 강조했다면 당 영화는 시계불알처럼 이 건물 저 건물 옮겨다니는 좌우 운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 그래서 스파이더 맨이 브레이크없이 질주하는 지하철을 멈추는 장면이나 닥터 옥이 자동차를 패대기 치는 장면처럼 액숀씬은 대부분 좌우로 길게 늘어뜨려 구성했는데 그럼으로써 굉장히 션하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암, 여름철 영화라면 이 정도는 해줘야지.

확실히 <스파이더맨2>는 이야기도 그렇고, 똥꼬 옴쭉달쭉한 액숀까지 대박영화 속편 성공전략은 단순히 스케일에 달려있음이 아니라는 사실을 온 몸으로 전하고 있다.

그렇다고 당 영화가 무결점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대표적으로, 악독하게 굴던 닥터 옥이 나쁜놈으로써 응당 지켜줘야 할 ‘쥔공에게 극적으로 져주기’ 압박을 견디다 못해 막판 싸대기 몇 대에 버럭 어린 양이 되어 회개하는 장면, 이거 민망했다. 게다가 이것저것 얘기하느라 스파이더 맨의 활약상이 영화 시작 1시간이나 지나야 펼쳐진다는 점, 성미 급한 관객은 필히 주지하시라.

하지만 당 영화는 말한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고. 본 특위는 이렇게 수정한다, 대박영화에는 대박급의 책임이 따르는 법이라고. 그리고 당 영화는 자신이 말한 대로 그 책임을 완수하고 있으니 본 특위 입장에서 어찌 베스트 주녀의 등급으로 보답 안 해 줄 수 있으리요.

확실히 올해는 <슈렉2>도 그렇고 당 영화까지 속편이 아주 풍년이다, 풍년.


<딴지일보>

One thought on “<스파이더맨 2>(Spider-Man 2)”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