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슈프리머시>(The Bourne Supremacy)


근육질 NO! 첨단장비 NO! 게다가 응징해야 할 적은 다름 아닌 우리편! 이를 오로지 짱구 굴리기와 후다닥 원 샷 원 킬 특공무술로 무찌르며 자신의 정체를 찾아가는 스파이 영화계의 뉴 세숫대야 제이슨 본(맷 데이먼 분).

당 영화 <본 슈프리머시>는 바로 새로운 액숑 영웅 제이슨 본의 탄생을 알렸던 <본 아이덴티티>의 속편이다. 전편처럼 자신의 과거를 잃어버린 우리의 쥔공 본이 애인과 함께 머리카락 보일라 꼭꼭 숨어살고 있던 중 美정부의 비밀조직 트래드스톤의 계략에 빠졌다가 누명을 벗고 야금야금 기억을 되찾아간다는 스또리. 아시다시피 당 영화는 블록버스터다. 근데 전혀 다른 스타일의 블록버스터다. 어떤 점에서 그럴까.

대개의 속편들이 1탄의 이야기 골격을 유지하면서 별 고민 없이 잔머리 굴리기에 바빴던 것과 달리 당 영화는 본인의 정체를 모르는 쥔공이라는 설정만 남겨놓고, 영문도 모른 채 쫓기기만 하던 본이 2탄에 이르러 자신을 알기 위해 적극적으로 적진(?)에 뛰어든다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를 선보이고 있다.  

게다가 당 영화가 중점을 두고 있는 건 비싼 돈 처발라가면서 관객의 눈을 현혹하는 비주얼이 아니라 본의 심리 상태를 어떤 식으로 연출하느냐 하는 것. 이를 위해 당 영화는, 1972년의 아일랜드 사태를 존나게 사실적으로 재현한 <블러디 선데이>로 베를린 국제영화제 그랑프리를 꿀꺽한 폴 그린그래스를 감독으로 모시고 있다.

왜와이뭐땀시롱. <블러디 선데이>에서의 현장감을 극대화한 촬영이 본의 심리를 표현하는데 최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 아니나달라 다큐필 물씬 풍기는 연출에 일가견이 있는 감독답게 당 영화에서도 지진 현장에 떨궈놓은 거 마냥 속을 울렁거리게 하는 들고찍기 촬영술을 그대로 구사하고 있다.

그로 인해 킬러와 본, 본과 트레드스톤간의 물고 물리는 상황의 긴박감이 충실하게 묘사된 것은 물론이요,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스러워하는 본의 정신 세계를 효과적으로 표현해내는 쾌거를 올리고 있음이다.

그러다보니 시종일관 궁디 들썩할 정도로 박진감이 넘치며 더군다나 시간을 개무시하는 편집이 들고찍기 효과와 맞물려 굉장한 속도감을 자랑 떠는데 개중 백미는 단연코 당 영화의 클라이막스를 장식하는 모스크바 자동차 추격씬!

역시나 추격씬도 철저히 본의 심리를 드러내기 위한 측면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해서 시점을 조수석으로 잡아 잉간 두어 명 지나가기도 힘든 좁아터진 모스크바 시가지의 건물과 자동차를 이리 ‘쿵’, 저리 ‘쿵’ 아낌없이 헤딩해가며 근래 보기 드문 엑스타시 만땅의 추격씬을 제공하는데 단순히 확 트인 고속도로를 무대 삼아 장애물을 피하는 등의 스케일 늘리기와 서커스 연출에만 급급했던 기존 자동차 추격씬과는 사뭇 차별화 된 모습을 제공하고 있음이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추격씬을 비롯, 영화가 처음부터 끝까정 흔들리는 화면을 고수하고 있는 까닭에 혹 비위가 약한 관객은 어지럼증을 동반한 토사물 분사의 위험성이 있으니 키미테를 필히 부착하시어 관람에 임하는 것도 한 방법.

물론 이 때문에 당 영화의 재미에 흠집이 생기는 건 아니다. 개봉하는 영화만 존나 많았지 가뜩이나 볼 것없는 최근 극장가에서 당 영화는 군계일학의 재미를 뽐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백문이 불여일견. 베스트다!  

덧붙여,
비공식라인을 통해, <본 아이덴티티>를 안 보고 당 영화 <본 슈프리머시>를 감상할 시 뭔 이야긴지 이해할 수 없다는 첩보가 입수되고 있는데 본 특위가 확인해 본 결과, 절대 그렇지 않다. <본 아이덴티티>를 안 본 관객이라도 <본 슈프리머시>를 이해하는데 하등 문제될 소지 없음을 밝힌다.


<딴지일보>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