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비밀은 있다>(Everybody Has Secrets)


<게임의 법칙>, <본 투 킬>, <라이방> 등 거무튀튀한 싸나이 울리는 莘영화를 주로 만들어왔던 장현수 감독. 그가 이번엔 변심한 애인마냥 핸들을 백팔십도 꺾어 허걱! 로맨틱 코미디 영화 한 편을 들고 나왔으니, 그 제목하야 <누구나 비밀은 있다>.

영국산 로맨스 영화 <어바웃 아담>을 재활용한 <누구나 비밀은 있다>는, 빠굴지상주의자 막내 미영(김효진 분)과 연애 한 번 못 해본 꿔다논 보릿자루 둘째 선영(최지우 분), 그리고 남편과의 빠굴은 근친상간이라며 한동안 폐업상태에 있던 맏이 진영(추상미 분) 세 자매가 희대의 카사노바 수현(이병현 분)을 만나면서 벌이는 아슬아슬한 빠굴행각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그니까 당 영화는 여타의 말캉말캉한 러부질 영화처럼 두 남녀가 만나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살았어요, 를 다루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보다 더 원초적 본능인 여성들의 욕망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작품인 거다.

게다가 그 욕망은 제도로 인해, 주위의 눈들로 인해 억압 받아온 성적 욕망. 그래서 당 영화는 쥔공 자매의 욕망을 미영, 선영, 진영의 에피소드로 각각각 나누고 세 개의 이야기가 맞물려가는 구성을 취함으로써 굉장히 비밀스럽고 은밀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그렇게 해서 당 영화가 말하려는 비밀은 몰까. 모긴, 니 욕망 꼴리는 데로 행동하면 행복해 질 수 있다, 한마디로 ‘여자도 욕망이 있다’는 그런 카인드의 비밀 아닌 비밀이지. 그래도 맨날 그 부라에 그 빤스만 남발하는 국산 로맨스 영화에 비추어보건데 당 영화가 주장하는 바는 확실히 과감하고 도발적이며 발칙하다 아니 할 수 없음이다.  

그러나 결정적인 패착은 캐릭터! 아무리 영화가 환상이라고는 하지만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하나같이 틀에 박혀 있거나 구름 위에 떠다니는 것처럼 비현실적이면 그게 감정이입이 되겠냐. 당 영화가 현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전혀 현실적으로 느껴지지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특히 세 여자의 욕망을 눈뜨게 해주는 수현, 얘가 아주 가관인데 세숫대야 깔끔해, 돈 많아, 작업 잘해 게다가 침실 테크닉까정 좋아, 세상에 둘도 없는 천하무적 완벽男이다. 근데 여자의 욕망은 이런 완벽男한테만 필 꽂히는 건 아닐 터. 그러나 당 영화가 하는 꼬라지를 보면 수현과 같은 조건이어야만 여자의 욕망이 부채질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당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답게 꽤나 우껴주고 있기는 한데 아쉽게도 핀대 안 맞는 캐릭터들의 불협화음이 빚어내는 헛웃음이 심심찮게 목격되며, 결국 이와 같은 비현실적인 등장인물로 인해 도발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닥 마음에 와 닿는 바는 별로 엄따 하겠다.

더군다나 여배우 훌떡씬 보도에 목숨 건 우리의 스포찌라시 덕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당 영화의 빠굴씬, 본 특위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세 여자가 스크린에 수놓는 빠굴씬은 이런 젠장, 등짝 보여주기 수준에 안주할 뿐이니 이 아니 안타까울쏘냐…

하여 당 영화의 여러 모를 요목 조목 살펴본 결과, 장현수 감독의 깜짝 변신 그 시도는 좋았으나 그 이상은 보여주지 못하는 실로 안타까운 순간을 연출하는 전차로 해서 본 특위는 <누구나 비밀은 있다>를 뮝기적에 봉한다.


(2004년 7월 29일 <딴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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