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How to Steal a D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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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바바라 오코너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그럼 외국영화인가? 아니다. 한국의 제작사가 미국의 출판사로부터 판권을 사와 한국을 배경으로 만들었다. 기본적인 이야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지소(이레)는 집이 없다. 엄마와 남동생과 함께 작은 봉고차에서 한 달 째 생활 중이다. 곧 집을 구하겠다는 엄마의 말을 믿을 수 없는 지소는 단짝 친구와 함께 모종의 음모를 꾸민다. 이름 하여,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평당 500만 원이라고 쓰인 전단지를 분당 옆 평당 지역의 500만 원짜리 집으로 오해한 지소는 고급 레스토랑의 개를 납치(?)해 돈을 받아내려 한다.  

황당한 이야기다. 하지만 아이들의 상상력이라면 능히 수긍할 만하다. 안 그래도, 영화는 철저히 아이의 시선에서 진행한다. 개를 납치하는 계획을 짤 때, 지소는 스케치북에 크레파스로 동선을 그린 후 개 그림 위에 감옥 모양의 색종이를 붙여 입체 놀이 책처럼 구성한다. 이 장면은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정체성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이 영화를 연출한 이가 <거울 속으로>(2003) <무서운 이야기 2>(2013) 등의 공포물을 만든 김성호 감독이라는 사실은 놀라움을 더한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기대치가 높은 작품은 아니지만, 예상외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검증된 원작을 바탕으로 할 뿐더러 감독의 노련한 연출이 꽤 인상적이다.

아이들이 주인공으로 나서는 만큼 이를 뒤에서 받쳐줄 성인 연기자의 캐스팅은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 김혜자, 최민수, 강혜정의 존재는 영화를 든든하게 받쳐준다. 영화 속이든, 현실이든 이것이 아이들을 대하는 어른의 역할일 것이다. 그런 만큼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남녀노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가족영화로 기능한다.

시사저널
(2014.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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